

"사실 한국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을 때 북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 표를 사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말했고, 그 직후부터 올림픽 표가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의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소환했다. 벌써 7년전의 영광이다.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미정상회담 현장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 한번 더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무엇을 남겼나.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불러왔고, 직후에는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사상 최초의 북미회담까지 성사시켰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아니었다면 모두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들이다. 7년이 지난 지금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추억은 한반도 긴장 완화의 '불쏘시개'로 그 쓰임을 유지하고 있다. 올림픽은 국가적 행사지만 그 출발점에는 강원자치도민들이 있다. 3번의 유치 실패와 좌절 숱한 논란을 딛고, 눈물과 열정으로 일궈낸 유산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생존을 위한 지역 사회의 작은 '날개짓'이 한반도 정세를 바꾸고,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익숙한 단어들이 들렸다. 바로 '지방 활성화'이다. 지역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강원자치도를 비롯한 대한민국 지자체들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현안이어서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향후 공동 협의체를 만들어 지역 활성화와 수도권 집중화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발 먼저 이런 위기를 겪어온 일본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면 더 많은 선택지가 나올 수 있다. 단순한 '벤치마킹' 차원이 아닌 국가와 국가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해법을 고민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5극3특'과 같은 정책 외에도 좀 더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이시바 총리의 고향이 강원자치도와 30년 넘게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돗토리현이라는 점도 반갑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이어진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다음에 한국을 방문할 때는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뵀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그 지방이 오랜 인연의 끈이 있는 강원자치도가 됐으면 한다. 함께 시작하는 그 고민이, 평화와 화해의 상징이 된 2018평창동계올림픽처럼 지역사회를, 국가를 바꾸는 또 하나의 유산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