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주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재난사태' 지역으로 선포됐지만 거듭된 가뭄에 지역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8%로 전날 15.3%에서 0.4%포인트 떨어졌다. 1977년 오봉저수지가 만들어진지 48년만에 최저치다. 저수율 15%는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전날까지만해도 아슬아슬하게 15%선을 지키던 저수율이 무너진 셈이다.
이에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이미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진 지난 20일부터 아파트를 비롯해 5만3,485가구의 계량기 50%를 잠금 하는 제한 급수로 절수 조치를 시행한 상태다.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했다. 이전까지는 '3일 공급·7일 제한' 방식으로 농업용수를 공급, 원래대로라면 23∼29일 공급 제한 기간이 끝나고 지난달 30일부터 공급이 재개됐어야 하지만 저수율이 15% 가까이 떨어짐에 따라 농업용수를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을 찾아 오봉저수지 현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 방문 직후인 이날 오후 7시 행정안전부는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산불 및 기름 유출 등 사회적 재난이 아닌 자연 재난에 따른 재난사태 선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며 "첫 재난 사태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