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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깨씨무늬병 피해 규모 축구장 555개 “피해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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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수확기 앞두고 급속히 확산 전체 396㏊
기온 높고 강수량 많고 일조량 적은 여파
정부 재해 인정 28일까지 피해 조사 실시

◇17일 홍천읍 하오안리의 논. 벼 깨씨무늬병 피해 여파로 누렇게 메말라 가고 있다. 사진=신하림기자

【홍천】 벼 수확기를 앞둔 홍천군에 ‘깨씨무늬병’이 급속히 번져 농가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정부가 전국적인 피해 규모를 고려해 지난 14일 농업 재해로 인정했지만, 피해 보상이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17일 홍천읍 하오안리 일대 알찬미 품종 재배 면적의 40%는 누렇게 메말라 있었다. 벼잎에는 깨알같은 반점이 빼곡했고, 벼 이삭 안의 쌀알은 투명한 완전립이 아닌 여물다 만 불완전립이었다. 하오안리 농가 20여곳이 모두 이같은 깨씨무늬병 피해를 입었다.

김명중(65)씨는 “등숙(알이 여무는 과정) 불량으로 생산량 감소, 미질 저하, 소득 감소가 우려된다”며 “40년째 쌀 농사를 지으며 이렇게 큰 규모의 피해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깨씨무늬병에 감염된 벼. 사진=신하림기자

홍천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역 내 깨씨무늬병 피해 면적은 축구장 555개에 달하는 396㏊로 전체 재배 면적의 25% 정도이다. 읍면 별로는 남면 119㏊, 화촌면 91㏊, 영귀미면 79㏊, 서면 34㏊, 내촌면 33㏊, 홍천읍·북방면 32㏊ 순이다.

벼 깨씨무늬병 피해가 큰 것은 기후 요인 때문이다.

올해 7~10월 사이 평균 기온은 평년 대비 2도 높았고, 강수량은 109.5㎜ 많았으며, 잦은 비로 일조 시간은 적었다.

논물의 온도가 상승해 벼 뿌리가 썩고 양분 흡수를 제대로 못하면서 깨씨무늬병이 확산된 것이다.

홍천군은 정부가 벼 깨씨무늬병을 농업재해로 인정함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피해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각 개별 농가에 지급될 보상금이 확정되기 까지는 수 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홍천군농민회는 “벼 수확을 마친 농가들은 피해 조사 대상에서 누락되는 것은 아닌지, 농가들의 불안과 걱정이 매우 크다”며 “신속하게 보상책 집행이 이뤄져야 하고, 홍천군도 자체적인 피해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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