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서 발생하는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에 대한 불안감으로 ‘캄보디아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외교부에 접수된 한국인의 캄보디아 실종신고는 2024년 220명이었고 올해는 8월까지 330명에 달한다. 이중 80여명은 아직 안전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캄보디아 실종됐다거나 수상한 곳에 일하고 있다는 의심 신고가 춘천, 원주, 동해, 영월 등에서 4건으로 확인됐다. 춘천 신고자만 50대이고 나머지는 20대다. 이들은 대부분 캄보디아로 여행이나 돈을 벌러 갔다가 연락이 끊겨 가족들이 신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원주와 동해 실종 신고 대상자는 가족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실종이 계속되고 특히 납치·감금과 함께 범죄행위에도 가담하면서 캄보디아 방문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여행객들의 불안심리가 캄보디아는 물론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 전역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외교부도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포함한 11개 주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미 지역 여행업계에는 현지 상품 예약 취소와 환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춘천에서 여행사를 운영중인 김모(47)씨는 “캄보디아 여행의 경우 인접지역인 베트남, 라오스 등과의 결합상품이 많아 인기 관광지 중 하나인데 이번 캄보디아 사태에 예약자들의 취소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대학, 민간단체 등도 안전을 위해 캄보디아 현지 봉사활동이나 해외탐방 계획을 연기하고 있다.
강원대는 오는 12월 말 총동창회 후원으로 춘천 캠퍼스 재학생 10명이 캄보디아에 있는 힌두교 사원 앙코르와트를 탐방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사태로 인해 여정을 다른 국가로 변경하기로 했다. 한림대도 캄보디아 인접 국가 필리핀에서 진행하는 하반기 단기 어학연수 모집 일정에 대해 대상 국가를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경찰은 캄보디아 한국인 실종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범죄 단지가 밀집한 시아누크빌 지역에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전담 경찰관)’ 설치를 추진중이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사건 대응에는 코리안데스크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신속히 협의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설치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지난 18일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송환됐다. 64명 모두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점에 대한 수사를 받고 있다. 강원도에는 원주경찰서에 60대 A씨 1명이 호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