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분단의 상징이자 평화를 향한 염원이 서린 접경지역 화천에서 문학과 예술을 매개로 한 세대 간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2025 DMZ 문학축전’의 주요 프로그램인 DMZ 문학캠프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화천군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과 화천군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통일부·강원특별자치도·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문학적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DMZ의 생태와 분단의 역사를 체험하고 글로 기록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캠프에는 춘천과 화천은 물론 서울, 경기,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화천군청소년센터, 춘천남부노인복지관 소속 ‘봄내실버문학회’ 등 단체 참가자들도 함께해 세대와 세대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부모와 함께 참가한 생후 1세 유아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백암산 케이블카를 타고 국내 유일하게 남북의 댐(북측 금강산댐, 남측 평화의 댐)을 한눈에 조망하며 분단의 현실을 체감했다. 이어 평화의 댐을 따라 걷는 도보 탐방과 ‘평화의 종’ 타종 체험, 화천 지역 군부대 장병과의 오찬 등을 통해 DMZ의 상징성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춘천에서 참가한 장희재 씨(49)는 “어릴 적 평화의 댐 성금을 냈던 이후 처음 방문하는데, 성 금낼 때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그때의 마음이 지금 이런 의미 있는 활동으로 이어져 감동적이다. 분단을 넘은 평화의 책임을 세대가 함께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의 또 다른 특징은 현장에 문인들이 동행해 직접 창작 지도를 했다는 점이다. 분단문학의 대가로 불리는 전상국 작가의 특별강연을 비롯해 이홍섭·김도연·한지수·최삼경·김영삼·한승태·조영한 작가 등 7명의 인솔 작가가 동행해 참가자들에게 글쓰기 방법과 창작의 방향을 조언했다. 작가들은 문학적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며 세대별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느낀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문학캠프가 분단의 아픔을 문학이라는 감성적 언어로 풀어내는 귀중한 시도가 됐다”며 “DMZ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평화 감수성을 키우는 캠프가 더 짜임새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