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출신 이기호 (53·사진)소설가가 ‘제17회 허균문학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원일보와 (사)교산·난설헌선양회가 주최하고 강릉시가 후원하는 허균문학작가상의 심사위원들은 지난 17일 서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중식당에서 본심을 갖고 예심을 거쳐 올라온 11편의 소설 중 장편소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없는 삶’을 쓴 이작가를 올해 수상자로 최종 결정했다.
이 작가가 11년만에 선보인 장편 소설인 이 소설은 비숑 프리제 ‘이시봉’이 어느 가족의 삶에 깃들기까지 펼쳐졌을 우여곡절의 여정을 부려놓는다. 그 개가 이시봉이라는 이름을 얻는 계기부터 그 개의 선조들이 무려 유럽 왕실에서 길러지다 뿔뿔이 흩어지게 된 내력까지 역사적 다양한 사건을 통해 ‘비인간’ 동물과, 그들과 공존하는 ‘비동물’ 인간의 관계를 되돌아 보는 소설이다.
이기호 작가는“지난 5년 동안 매달려 있던 소설이다. 이 소설은 ‘개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사실 ‘인간의 책임’에 대한 제 나름의 궁리이기도 하다”며 “‘비인간’과 함께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 결과물이다. 그 시간들을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은 생동하는 캐릭터와, 밀도 있는 서사, 안정적인 문체와 같은 장편소설이 지녀야 할 미덕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더불어 ‘반려견’이라는 일상적인 소재에서 시작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거대한 서사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무엇보다도 잘 쓰인 장편소설이 드물어진 한국 문학계에서 500쪽이 넘는 대작이 등장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으며, ‘단행본’에 수여되는 허균문학작가상의 취지와도 완벽히 부합한다는 점에 심사위원 모두가 뜻을 함께 했다”고 평가했다.
이 작가는 1999년 ‘현대문학’로 등단했다.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 ‘김박사는 누구인가’와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등 다수를 펴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시상식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 허균문화제 개막식과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