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올해 안에 서울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연도별·자치구별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느 기초지자체에 언제까지 몇호를 공급하겠다는 세부적인 계획을 지도처럼 제시하고, 초강력 3중 규제인 10·15 대책에 따른 이른바 '사다리 걷어차기' 비판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뒤 "추가 공급과 세제 합리화도 함께 고려 중"(박수현 수석대변인)이라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중 추가 공급과 관련, "정부가 앞서 발표한 9·7 공급 대책이 큰 틀의 내용이었던 만큼, 어디에 얼만큼이 공급되는지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추가 대책을 당정이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5년 내 135만호 착공'(9·7 대책 발표)과 같이 포괄적으로 발표하는 대신 연도별·구별로 자세하게 사실상 주택 공급 지도를 내놓겠다는 뜻이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전역에 걸쳐 '○○구에 ○년까지 ○호가 공급된다'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신규 분양 주택은 물론 공공 임대주택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공급 대책으로는 공공청사나 학교, 버스 차고지 등 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수도권 의원들도 각자 지역구별로 활용할 수 있는 유휴 부지를 조사해 당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유휴 부지는 서울·수도권에서 어느 정도 확보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인구 집중 문제가 있기에 유휴 부지를 확보했다고 해서 다 활용할 거냐 혹은 유휴 부지가 충분하냐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노후·저이용 공공시설과 부지를 전수조사하고, 국·공유지와 유휴 부지를 지속해서 발굴해 서울 주택 공급에 활용해야 한다"며 "LH나 SH가 서울 지역에 보유 중인 공공 부지 전체를 공급에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당 일각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상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이 적극적인 공급 대책을 병행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은 재건축·재개발 완화 관련 법·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기존에는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 등 인허가를 단계별로 따로 받던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연내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목표다.
개정안이 이미 발의된 데다 소관 상임위인 국토교통위 위원장이 민주당인 만큼 법안 심사를 시작하면 처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