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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 끝나자 겨울 한파’ 극과 극 날씨에 강릉시민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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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아침 북강릉서 첫 서리·얼음 관측
평년보다 보름 이상 빠른 추위 찾아와
시민들 “가을 없어진 것 같다” 고통 호소

【강릉】강릉지역에 역대 최장 가을장마가 끝난 뒤 곧바로 추위가 찾아와 시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29·포남동)씨는 이틀 전 옷장에서 패딩을 꺼냈다. 아직 10월임에도 주문진의 27일 밤 사이(27일 오후 6시1분~28일 오전 9시) 최저기온이 영하 1.6도를 기록하는 등 겨울 못지 않은 추위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씨는 “벌써 잠을 잘 때 전기장판까지 틀어놓는다”며 “10월 내내 비가 내리다가 비가 그치자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올해는 가을 없이 지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22일이나 비가 내리며 역대 10월 최다 강수일수를 기록했던 강릉은 추위도 이전보다 훨씬 일찍 찾아왔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아침 북강릉에서 첫 서리와 첫 얼음이 관측됐다. 첫 서리는 평년보다 25일이나 빨랐고, 첫 얼음도 평년보다 15일 먼저 나타났다. 이전에 비해 보름 이상 추위가 빨리 찾아온 셈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이번 추위에 대해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고, 맑은 날씨로 인한 복사냉각이 더해져 기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때이른 추위에 농작물 냉해 피해도 우려된다. 강릉의 경우 역대 최악의 가뭄에 이은 역대 최장 가을장마로 이미 농작물 피해가 큰 상황이다. 조병주 강릉시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가을장마로 노균병, 무름병 등의 피해가 커 송정동 배추밭에서는 20% 정도만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냉해 피해도 우려되는 만큼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강원지방기상청은 “29~30일 서리가 내리거나 얼음이 어는 곳이 있겠으니, 수확철 농작물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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