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혈액 수급 빨간불, 헌혈 참여 유도 특단 대책을

겨울이 다가오면서 해마다 반복되는 혈액 부족 사태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국 혈액 보유량이 ‘관심’ 단계로 진입하면서 강원혈액원도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 기준 강원지역의 혈액 보유일수는 6.8일분으로 전국 평균(4.3일)보다는 다소 높지만, 이는 일시적인 수치에 불과하다. 계절적 요인과 개인적 사유로 헌혈 참여율이 급감하는 연말연시가 본격화되면 도내 혈액 수급 상황도 언제든지 ‘주의’나 ‘경계’ 단계로 악화될 수 있다. 혈액 확보는 생명 안전망의 핵심이다.

특히 교통사고나 중증 수술, 수혈이 일상적으로 필요한 희귀 질환 환자들에게 혈액 부족은 곧 생명 위협으로 직결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동절기(1월)의 평균 헌혈량은 공급량에 비해 약 1만 유니트 가까이 모자란 상태다. 이는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구조적인 헌혈 감소 신호로 봐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동안 젊은 세대를 헌혈로 이끌었던 영화 관람권 제공이 최근 전면 중단되며 수급 불안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강원혈액원은 지난달 21일 영화 관람권 재고 소진 이후 문화상품권이나 소모품으로 대체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으나, 헌혈 참여에 대한 유인의 감소는 불가피하다. 특히 청년층은 실질적 보상이나 사회적 동기부여가 결합되지 않으면 자발적 참여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기념품 제공 확대나 캠페인 수준을 넘어선 ‘특단의 대책’이다. 먼저 헌혈 참여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전방위적 홍보 전략이 절실하다. 헌혈이 생명을 살리는 ‘의료 기부’임을 강조하고, 참여자의 선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도내 언론사, 대학, 공공기관, 지자체가 함께하는 연대형 홍보 캠페인을 추진해야 할 때다. 겨울철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계절형 헌혈 장려제도’ 마련도 검토돼야 한다. 방학을 맞은 고등학생과 대학생, 군 장병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집중 헌혈 주간 지정과 같은 정책적 개입이 요구된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사회 봉사활동, 공공근로 가점 부여 등 헌혈 참여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체계 구축도 고민해봐야 한다. 도 단위에서 헌혈 독려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혈액원과 연계한 헌혈 캠페인을 상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 축제나 행사와 연계한 이동식 헌혈 활동 등 창의적인 방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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