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세대 마이미스트 유진규가 반세기 동안 다져 온 예술의 길 위에서 마임의 ‘꽃’을 피워낸다.
유 마이미스트는 오는 10일과 11일 서울 대학로 성균소극장에서 ‘유진규마임 2025 ‘꽃’’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1972년 한국 최초의 마임극 ‘첫 야행’ 무대에 오른 이후 대한민국 50여 년간 장르를 이끌어온 그는 고희(古稀)를 넘어 긴 여정을 되돌아보는 무대를 마련했다.
“공연 예술가는 살아서 활동(표현)할 때 생명이 있다”고 말해 온 유진규 마이미스트. 그는 더는 무대 위에서 ‘표현’하지 않겠노라 선언했다. 소리를 비워내고 움직임을 줄이며, 몸의 기억이 스스로 형태를 만들도록 했다. 수십 년의 세월이 몸에 남긴 ‘습(習)’을 마주하며 ‘몸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기는가?’, ‘예술가의 존재는 마지막 순간 어떤 모습으로 피어나는가?’ 질문을 던진다.
유 마이미스트는 이번 무대를 두고 ‘마지막 몸짓’이라 표현했지만, 그의 몸은 새로운 시작을 피워낼 것이다. 오직 몸으로 걸어온 예술의 시간, 어둠과 빛으로 빚어낸 미학은 사라짐을 통해 피어나는 존재를 이야기 한다. 그저 마임이 좋았던 청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장이 되기 까지의 세월은 남기기 위한 창작이 아닌, 남지 않는 것들이 피어나는 과정을 바라보게 한다.
유진규 마이미스트는 “진통제와 항생제로 보내던 나날, 늙은 내 몸을 보았고 그 몸으로부터 사라지는 길도 보았다”며 “지금까지의 공연이 더하기였다면 이제부터는 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이 든 예술가에게 꽃은 마지막을 더 밝히려는 역설로, 이번 공연에서 평생 무대가 몸에 새긴 모든 습(習)을 마주하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묻고자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