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장관 파격 발탁된 ‘보수 경제통’ 이혜훈 “우리 경제·사회 엄중한 회색 코뿔소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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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연합뉴스.

보수 진영 경제통으로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파격 발탁된 이혜훈 후보자가 29일 "우리 경제, 우리 사회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처음 출근하면서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론 퍼펙트스톰 상태다.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내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있다"며 "고물가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이슈로 △인구위기 △기후위기 △극심한 양극화 △산업과 기술의 대격변 △지방소멸 등 5가지를 꼽으면서 "갑자기 어느 날 불쑥 튀어나와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만드는 '블랙스완'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모두 알고 있고 오랫동안 많은 경보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 코뿔소'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지난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장·차관급 인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28. 연합뉴스.

회색 코뿔소(Gray Rhino)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처음 사용한 용어다. 발생 가능성이 높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거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큰 위기나 손실이 발생하는 사건을 가리킨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난 것"이라며 "기획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기획 컨트롤타워로서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는 부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예산을 배정하는 게 아니라 미래 안목을 갖고 기획과 예산을 연동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가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처가 만들어내겠다"며 "더 멀리 길게 보는, 기동력 있고 민첩한 기획처, 권한을 나누고 참여는 늘리는 예산처, 그 운용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예산처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그 얘기를 꼭 하고 싶다"면서도 별도로 자리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위험직무 순직 유가족 초청 오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오찬에는 경찰·소방·군인·군무원 및 공무수행 순직자 가족 등이 참석했다. 2025.12.26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앞서 지난 28일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의 파격 발탁을 전격 발표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제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출마한 바 있다.

이 수석은 이 후보자 발탁에 대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의 양대 축은 통합과 실용"이라며 "이 같은 국정 원칙을 이번에도 지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진영에서 활동한 이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에 동의했는지 묻는 말에는 "원칙적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대통령과 소통이나 협의 없이 지명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인선은 민생·경제의 영역에서는 이념을 가리지 않고 운동장을 넓게 쓰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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