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강원특별자치도는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다. ‘2025~2026 강원 방문의 해’가 피날레를 장식하며 관광객 2억 명 유치라는 전무후무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에서는 ITS(지능형교통체계) 세계총회와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가 문화와의 컬레버레이션을 준비하는가 하면 춘천마임축제도 도로와 주차장을 무대로 점령해 도시 전체를 ‘몸의 향연’으로 물들일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뒤, 강원도에는 무엇이 남을 것인가. 이 질문은 2026년 강원 문화예술이 마주한 가장 본질적인 과제다. 화려한 메가 이벤트의 성공과 지역 소멸이라는 냉혹한 현실 사이, 강원도는 지금 ‘지속 가능성’을 위한 치열한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공간의 탄생과 ‘인프라 역설’
2026년 강원도 문화 지형도 물리적으로 확장 되기도 하지만, 공간 확장이 보편적인 문화 향유권 확대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인구(인구 백만명 등) 대비 문화시설 수는 서울의 3배에 달하지만, 면적당 대비 시설 수는 전국 최하위라는 수치가 ‘강원도형 문화 소외’의 뼈아픈 현실을 보여준다. 넓은 땅에 시설이 드문드문 흩어진 탓에, 차가 없는 어르신이나 군 단위 주민들에게 문화시설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게다가 공연장의 절반 이상이 춘천, 원주, 강릉 등 이른바 ‘빅3’ 도시에 쏠려 있어 지역 간 문화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찾아가는 문화, 그리고 데이터가 던지는 경고
이러한 ‘인프라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 강원도는 꺼내든 문화 ‘배달하기’ 전략은 시의적절하다. 공연장이 없는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어린이 공연 지원 사업인 ‘강원 아트박스’가 대표적이다. 고성군의 경우 지난해 지역 어린이의 절반 이상(53%)이 관람하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 문화정책의 전환은 ‘데이터’를 읽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분석에 따르면 강원도의 평균 티켓 가격이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공연 건수 또한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원도의 공연 시장이 여전히 공공 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생적인 시장 생태계가 취약함을 시사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요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철저한 성과 환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지속 가능함의 조건
결국 강원 문화예술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와 ‘콘텐츠의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원도만의 고유한 서사를 발굴하는 ‘기초 체력’이다. 단기적인 축제나 상업적 IP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 원천이 되는 ‘강원학(江原學)’과 기초 인문학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또 기후 위기 시대에 발맞춘 ESG 경영의 내재화 역시 2026년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축제 현장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을 포용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