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가 총 443억원 규모의 전략산업 벤처펀드를 출범시키며 지역 산업 생태계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반도체, 바이오 등 강원형 7대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중소·벤처·창업기업을 지원하고,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이번 사업은 재정 투입을 넘어 도 산업 지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기회를 품고 있다.
특히 춘천, 원주, 강릉 등 7개 시·군이 공동 출자하고, 지역의 창업·기술 기반 기관과 협력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지역 분권형 투자 모델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펀드가 실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다. 펀드 운용사는 단순한 자금 공급자가 아니라 지역 산업을 이끌어 갈 ‘동반자’이자 ‘건설자’다.
이번에 선정된 4개 운용사들이 발표한 투자 전략은 미래산업 지원, 초기기업 육성, 외부 우량 기업 유치 등 각기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간과해선 안 될 것은 개별 전략의 다양성보다 이들이 만들어낼 ‘시너지’다. 각 펀드가 고립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지역의 산업 수요와 연계된 통합적인 투자 구조 속에서 작동해야 한다. 특히 지역별 균형 투자가 중요하다.
자금이 산업 기반이 잘 갖춰진 도심 지역에만 쏠릴 경우 지역 간 격차는 더 심화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7개 시·군의 산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투자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히든챔피언 발굴, 기술 창업 육성 등 각 지역이 중장기 산업 전략을 공유하고, 펀드 운용사가 이에 맞춘 투자 계획을 설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도 전역이 더불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 또한 투자 이후를 잘 관리해야 할 때다. 단기적인 자금 지원으로는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어렵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는 보육과 멘토링, 중견기업에는 후속 투자와 글로벌 진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대학, 창업기관과 연계한 기술 상용화, 인재 육성까지 포함한 전 주기적 지원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이는 기업 성장뿐 아니라 지역에 뿌리내리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외부 자본 유입 역시 고려돼야 할 사안이다. 펀드 조성으로 탄탄한 투자 성과를 보여준다면 외부 민간 자본이 도로 유입되는 흐름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펀드 운용의 투명성과 성과의 가시성이 확보돼야 한다.
정기적인 투자 결과 발표,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 등을 통해 신뢰 기반의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펀드는 하나의 재정 사업이 아니라 도 경제를 새롭게 설계하는 ‘산업 재편의 출발점’이다. 기술·인재·자본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고 성장하는 구조를 갖추지 못한다면 443억원은 종잣돈이 아닌 ‘소진된 예산’으로 남을 수 있다. 거대한 기대만큼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이제 공은 자펀드 운용사와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 산업 주체들에게 넘어갔다.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