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발언대]동해·삼척·태백·옥계, 이제는 함께 가야 산다

김홍수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해시 협의회장

지금 대한민국 곳곳이 ‘통합’이라는 화두 앞에 서 있다. 인구 감소, 지방 소멸, 산업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더 이상 기존의 작은 단위의 행정기구만으로는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거나 지켜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통합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동해시·삼척시·태백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이 지역을 하나의 생활권,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꾸준하게 제기되어 왔다. 광산 산업의 쇠퇴, 청년 인구 유출, 고령화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이 지역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라도 통합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

특히 동해시는 산업과 항만, 관광이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민과 청년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대학’이 없는 도시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는 고교를 졸업하면 진학과 동시에 지역을 떠나고, 도시는 구조적인 인구 감소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동해지역의 유일한 대학이던 한중대학교 폐교 이후 남겨진 공간은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니라, 동해의 새로운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다. 이 곳에 강원대학교 캠퍼스를 유치해 간호학과·보건계열·해양·관광 관련 학과 등이 개설된다면 지역의 의료 인력 확보는 물론, 청년 유입과 지역 활력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대학은 단지 교육기관이 아니다. 대학은 지역의 문화가 되고, 산업이 되며, 미래가 된다.

여기에 강릉시 옥계면까지 함께 통합을 모색한다면, 동해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도약이 가능해진다. 옥계면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동해시와 같은 생활권에 속해 있다. 전기, 통신, 시내버스는 물론, 장보기와 농산물 판매까지 일상의 생활 모두가 동해시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행정구역만 다를 뿐, 주민들의 삶은 이미 하나의 도시가 돼 있다.

더욱이 옥계항은 현재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의 관리를 받고 있다. 항만 행정과 물류 체계는 이미 동해시 권역으로 묶여 있는 셈이다. 생활권, 산업권, 항만 행정까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행정구역만 나뉘어 있는 현실이 오히려 심각한 비효율을 낳고 있다.

옥계면이 함께 한다면 동해시는 도농복합도시로서 더 많은 국가 예산과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농업과 산업, 항만과 관광, 대학과 주거가 어우러지는 구조는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농산물 판로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유입, 정주 여건 개선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동해시·삼척시·태백시·옥계면이 함께 한다면, 국제항만과 산업, 관광, 교육이 결합된 강원 남부권의 새로운 광역 거점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행정 통합이 아니라, 지역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다.

지금은 작은 행정의 틀에 머물 때가 아니다. 동해시·삼척시·태백시·옥계면이 함께 가야 산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아나는 도시, 그리고 세계로 열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과감한 결단과 통합적 시각이 필요하다. 지역의 미래는 준비하는사람의 것이다. 더 이상 망설이고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지금이 바로 그 준비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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