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명절이라고 과일 사두었다가 안팔리면 낭패”…농산물 경매시장도 한파

춘천 농산물도매시장 새벽경매 가보니
경매사 가격 불러도 도매상 묵묵부답
“재고 부담 높이기보다 적정량 구매”
냉해 · 폭염 반복 사과값 10% 상승

◇설 명절을 앞둔 10일, 춘천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가 시작된 모습. 이날 경매 품목은 배, 감, 샤인머스캣, 귤 등이었다. 사진=고은기자

설 대목을 앞둔 농산물도매시장에도 경기침체의 한파가 불고 있다. 이상기후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며 명절 특수에도 경매 열기는 차갑게 식었다.

10일 오전 6시 찾은 춘천 농산물도매시장에는 허리 높이까지 쌓인 농산물 상자로 가득했다. 지게차와 수레를 끄는 직원들이 바쁘게 오가며 트럭에 싣는 작업을 이어가는 동안 도매상인들이 하나둘 경매장으로 모여들었다.

“앞으로 귤은 이게 마지막입니다. 이육(2만6,000원의 줄임말) 들어와 이육.”

경매사의 외침에도 상인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상자를 열어 과일 상태만 확인할 뿐 호가를 부르는 상인은 없었다. 결국 이날 경매 품목이던 배 37상자(15kg), 단감 40상자(10kg), 샤인머스캣 80상자(4kg)는 모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화천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한만수(72·화천) 사장은 “요즘 계속된 소비부진으로 인해 명절이라고 무턱대고 물량을 사두기가 부담스럽다”며 “혹시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손해”라고 말했다. 배일진 대성청과 사장도 “소비자가 대형마트 원스톱 쇼핑을 선호하는 추세라 도매시장 이용 비중이 줄었다”고 전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도 경매시장 한파를 부추키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8.03(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했다. 이중 농축수산물은 2.6% 올랐으며 특히 사과는 반복된 냉해·폭염으로 전체 생산량이 줄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길학 춘천시 중앙청과주식회사 영업팀장은 “설 차례상이나 선물세트에 주로 쓰이는 상품성 높은 사과가 지난해에는 평균 10개 중 2개 밖에 출하가 안 됐다”며 “과일값이 오르긴 했지만 도매시장은 시중 마트에 비해 저렴하니 많은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설을 앞두고 국산 과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지정출하 물량을 확대하고, 성수기 사과 공급량을 평시 대비 7.5배 늘릴 계획이다. 또 샤인머스캣·한라봉 등 대체 과일 선물세트 할인 지원도 확대해 가격 부담 완화에 나선다.

◇경매가 시작된 10일 춘천 농산물도매시장. 상인이 단감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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