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과 남편의 작품이 살아 숨 쉬는 이곳이, 다음 세대를 위한 거름이 되길 바라요”
오는 28일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하는 늦깎이 대학생 김옥자(83·사진) 씨의 바람이다. 그는 한국 문단의 거목 전상국 소설가의 아내이자, 춘천 ‘전상국 문학의 뜰’을 일구고 가꾸는 주인장이다. 문학관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팔순에 다시 책을 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홍천 출신인 김 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소녀 가장으로 치열한 청춘을 보냈다. 그의 젊은 날 꿈은 사업가였다. 예식장과 호텔을 짓는 큰 사업을 구상하며 밑천을 모아 왔다.
하지만 전상국 작가를 만나면서 인생의 방향은 180도 달라졌다. 김씨는 남편의 작품과 원고, 희귀 자료들이 흩어지거나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언젠가 이 자료들을 한데 모아 독자와 학생들이 찾아와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곳이 바로 ‘전상국 문학의 뜰’이다. 문제는 넓은 정원과 나무, 꽃을 제대로 가꿀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도 허투루 다루고 싶지 않았던 그는 결국 산수(傘壽·80)의 나이,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 입학이라는 도전에 나다. 원예와 토양, 조경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도전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대학 공부는 부부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생활비를 벌어오느라, 또 집안 살림에 매달리느라 관심을 갖지 못하던 남편의 문학 세계에 시나브로 스며들게 된 것이다. 김 씨는 “요즘엔 남편이 단어 하나를 두고 고민할 때 함께 상의하고, 원고의 오타 교정도 챙겨 본다”고 말했다. 평생 남편이 글을 쓸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준 아내가, 배움을 통해 이제는 남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학적 동지’가 된 셈이다. 그가 애지중지 가꿔 온 ‘전상국 문학의 뜰’은 언젠가 사회에 온전히 돌려줄 계획이다. 김 씨는 “호텔보다 문학관을 지은 게 인생에서 정말 잘한 일”이라며 “이곳이 문학을 꿈꾸는 다음 세대가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와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남도록 가꾸는 것이 제 마지막 역할”이라고 말했다. 장소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