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운동 107주년인 1일, 국민의힘이 국민투표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돌연 중단한 뒤 대구·경북 행정통합법 처리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소동이나 소란을 일으키지 말고,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을 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 유관순 열사 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충남·대전 통합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해 절차를 밟아온 사안인데, 민주당이 행정통합특별법에 찬성하니 국민의힘이 청개구리 정당처럼 드러눕는 모습”이라며 “대구·경북 통합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찬성이든 반대든 국민의힘이 한 목소리로 당론을 정해야 한다”며 “대구·경북 시민·도민은 4년간 20조원을 지원받아 혜택을 봐야 하는데, 국회의원들이 오락가락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은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불문율이 이번에는 깨질 수 있다”며 “국민의힘도 대구·경북 민심의 심판을 받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가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두고 민주당과의 ‘끝장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끝장, 꼼수 같은 표현을 쓰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라”며 “김 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 두 사람이 토론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발언은 충남·대전 행정통합법을 제외한 채, 국민의힘 요구대로 대구·경북 행정통합법만을 전남·광주 행정통합법과 함께 처리하자는 방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다만 행정통합법 처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정 대표는 이후 천안 동남구로 자리를 옮겨 ‘충남·대전 미래를 말살하는 매향 5적 규탄대회’에 참석해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무산된다면 책임은 100%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하면 커지고, 부자가 되고, 잘살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통합을 반대하는 쪽이 누구냐. 국민의힘 아니냐”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혹독한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탄대회에는 민주당 소속 오인철 충남도의회 부의장, 류제국 천안시의회 부의장 등도 함께했으며, 이들은 지난달 27일 행정통합을 주장하며 삭발식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자당 김정재 의원이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두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던 중, 송언석 원내대표 주재 기자간담회를 열어 토론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대구·경북 행정통합법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고, 곧이어 김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토론을 마치면서 필리버스터는 즉시 종료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의원이 더 이상 없거나, 종결 동의 안건이 가결되면 의장은 종결을 선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민투표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는 당초 예상보다 약 4시간 앞당겨 끝났고, 국민의힘이 중단하지 않았다면 토론 개시 24시간 뒤인 이날 오후 8시38분께 종료될 예정이었다. 다만 종료 당시 본회의장에는 여야 의원 상당수가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국민투표법 개정안 표결에 필요한 의석수가 확보될 때까지 본회의 정회를 선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