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생존과 존엄을 위해 제정된 ‘3·8세계여성의 날’이 올해로 제118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강원 여성들이 여전히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생존권을 위협 받고 있다.
4일 여성긴급전화1366 강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1만2,198건의 상담 중 가정폭력 피해는 절반에 가까운 5,732건(47%)을 차지했다. 시군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등으로 신고체계가 다원화 된 점을 고려하면, 피해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뿌리 뽑지 못한 가정폭력은 강원 여성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지난해 9월 원주에서는 60대 남편이 종교문제로 다투다 아내를 살해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4월 강릉에서는 30대 남편이 양육갈등으로 별거 중인 아내를 살해했다.
도내 이주여성들 역시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강원이주여성상담소 지난해 접수된 6,281건의 상담 중 2,351건(37.4%)는 가정폭력에 대한 내용이었다.
종속적 가족 관계와 언어·문화 격차로 이주여성들은 폭력의 위협에 노출됐다. 이혼 시 배우자의 유책을 증명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추방되는 국민배우자(F-6)비자의 특성 상, 이들은 쉽게 신고나 이혼을 선택할 수도 없었다.
반복되는 가정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는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최근 가정폭력처벌법 전부개정안(일명 ‘친밀한 관계 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권리보장 특례법’)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신고 즉시 접근 금지 및 통신매체 접근 차단 등 실효적 임시조치를 시행하고, 수사·재판 전 과정에서 위험성 평가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에 포함되지 않는 교제 관계와 단순 동거, 과거의 친밀 관계 내 폭력 역시 처벌 대상으로 명시해 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한다.
전진숙 의원은 “혼인과 혈연 중심의 가정 유지를 전제로 설계된 가정폭력처벌법의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며 “폭력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피해자의 일상을 지킬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