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사실혼 관계였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남성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17일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남성 A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거 직전 불상의 약을 먹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A씨는 구체적인 불출석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법원은 A씨가 불출석하더라도 예정대로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8시 58분께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길거리에서 A씨가 휘두른 흉기에 20대 여성 B씨가 찔려 숨졌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인 A씨는 범행 후 도주했으며,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경기 양평군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B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A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적용 대상자였다.
이에 따라 A씨는 B씨에게 전화·문자·SNS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이 금지됐고, 주거·직장 등 100m 이내 접근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B씨는 이전에도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A씨를 여러 차례 신고하고 경찰서를 찾아 상담까지 했지만, A씨의 잔혹한 범행을 피하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1일 B씨의 가정폭력 신고로 A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법원은 임시조치를 결정했다.
이후에도 A씨의 접근이 이어지자 B씨는 지난 1월 22일 경찰서를 찾아 상담했고,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 등 피해자 보호 조치를 실시했다.
그러던 중 같은 달 28일 B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B씨는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고소했고, 법원은 A씨에 대해 잠정조치 1∼3호를 결정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도 사건을 구리경찰서를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지난 2월 27일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을 검토하도록 지휘했다. 다만 실제 구속영장 신청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잠정조치 4호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경찰서에서 장치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영장 신청 등을 검토할 방침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A씨 관련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가운데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 등 구인 조치를 하지 않고 국과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범행이 발생했다.
A씨는 과거 성범죄 전력으로 인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범행 직후 발찌를 훼손한 후 달아났다.
전자발찌 자체는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하지만, 해당 전자발찌는 B씨와 관계 없는 과거 다른 성범죄로 인해 부착된 것이고, 최근 B씨와 관련된 범죄나 보호조치 상황은 전자발찌 위치 추적과 운영 등에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전자발찌는 A씨가 B씨에게 접근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아무런 경보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같은 경찰의 부실 대응에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자 감찰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6일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며 이 대통령이 책임자 감찰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해 즉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며 "전반적인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