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가 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강력한 제도 개편 의지를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국가 권력에 의해 국민이 희생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은 수준으로 영구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혜경 여사와 함께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 4·3 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해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를 전면 폐지하겠다”며, “가해자는 생존하는 동안 끝까지 형사 책임을 지고, 상속 재산이 있는 경우 그 범위 내에서 자손까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입법 시도는 이미 있었다.
국회는 2024년 12월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을 통과시켰지만,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최상목의 거부권 행사로 법안이 폐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던 법안이 거부권으로 무산됐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재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 4·3과 관련해서는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왜곡과 폄훼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4·3 진압 과정에서 공로를 이유로 수여된 서훈의 취소 근거 마련도 약속했다.
이 밖에도 유족 신고와 가족관계 정정, 보상 신청 기간 연장, 4·3 기록물 아카이브 구축, 유족회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을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으로 규정하며 “국가 폭력에 희생된 제주도민을 떠올리면 대통령으로서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의 해결 과정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사회의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유족과 제주도민에게 깊은 존경을 표했다.
또한 진상규명과 국가기념일 지정,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을 언급하며 “진실을 밝히고 명예 회복을 이끌어낸 노력이 평화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그는 취임 후 첫 4·3 추념식에 외교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내년 추념식 참석을 약속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유족들의 다양한 요구도 제기됐다.
김창범 유족회장은 4·3 왜곡 처벌법 도입과 수형인 희생자에 대한 특별 재심을 요청했다. 또한 가족관계 정정을 통해 유족으로 인정받은 고계순 씨는 “70여 년 만에 한을 풀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 부부는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석을 차례로 둘러본 뒤 방명록에는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