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욱현 배우가 연극 ‘내 이름은 박철수입니다’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묻는다. 강원도립극단 예술감독, 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하며 극작가이자 연출가, 배우로 관객들을 만나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내 이름은 박철수입니다’는 오는 2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무대소극장에서 이어진다. 작품은 1970년대 경기도 반월공단의 금속가공 공장을 배경으로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며 산업화의 논리 아래 억압 받던 노동자들의 삶을 비춘다. 연출은 최병로 연출가가 맡았다. ‘박철수’라는 이름 대신 ‘127번’이라는 번호로 불리며 살아가는 청년 노동자 철수를 중심으로 극은 ‘사람이 번호로 불리는 순간 무엇이 사라지는가’라는 질문에 다다른다.
이번 공연에서 선욱현 배우는 노동자들의 반대편에 선 공장장 역할을 연기한다. “일이 곧 애국이다”, “사람은 부품이다”라며 노동자들을 억합하는 인물은 국가 발전 담론의 짙은 그늘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첫 희곡 ‘피카소 돈년 두보’부터 ‘돌아온다’, ‘아버지 이가 하얗다’를 비롯한 작품들을 통해 삶의 명암 속 인간성에 집중해 온 그는 이번엔 배우로서 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살아가려는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한다.
작품은 1970년대 산업화 시대 공장의 풍경과 현재의 노동 현실을 교차시키며,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반복되는 노동자의 삶을 조명한다. 기계소리와 형광등 조명에 가려진 우리의 진짜 이름을 찾아 연극은 시대의 민낯을 비춘다.
이번 작품을 집필한 김유정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산업화 시대의 노동 현실을 단순한 역사적 사건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노동과 존엄의 문제를 현재의 이야기로 확장하고자 한다”며 “관객들이 서로를 하나의 번호가 아닌, 각자의 이름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며 인간의 존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