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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 주역' 北 장웅 전 IOC 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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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도 추모글

◇장웅 북한 IOC 위원이 2018년 2월12일 강릉시청 특별전시관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개최 기념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권태명기자

북한의 장웅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지난달 29일 사망했다고 IOC가 1일(한국시간) 밝혔다. 향년 87세.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하우스에 3일 동안 오륜기를 조기 게양할 것"이라고 알렸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장 전 위원의 사망 소식을 아직 보도하지 않았다.

1938년 7월 5일 평양에서 태어난 장웅 전 위원은 농구 선수 출신으로 북한 대표팀에서 활약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북한올림픽위원회에서 행정가로 활동했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통역요원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회의에 북한 대표로 참석하며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입지를 넓혔다.

장웅 전 위원은 1996년 IOC 총회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IOC 위원에 선출돼 20여년간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제 스포츠 인사로서 폭넓게 활동했다.

특히 2000년 시드니 하계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의 산파 노릇을 했다.

장웅 전 위원은 평창 올림픽 개회식 후 국내 취재진에 "기자분들이 느낀 것과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똑같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한국을 방문해 건강상의 이유로 폐회식을 지켜보지 못하고 북한으로 돌아갔으며, 2019년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134차 총회를 마지막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IOC는 장웅 전 위원의 남북 교류 활동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장 전 위원은 스포츠가 가진 통합의 힘을 강조했던 분"이라며 "스포츠를 통한 대화를 꾸준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장웅 전 위원은 평생을 스포츠와 올림픽 운동에 헌신했던 분"이라며 "특히 한반도 협력 증진을 위해 기울인 그의 노력은 스포츠의 힘을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사)남북체육교류협회 후원회장인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도 장 전 위원을 추모했다.

최 전 지사는 '남북 체육교류의 거목, 장웅 위원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추모사를 통해 "저에게 장웅 위원님은 단순한 국제 스포츠계의 지도자가 아니었다"며 :강원도지사 재임 시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과 남북 화합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진심을 나누었던 소중한 동반자이자 벗이었다"고 애도했다.

이어 "지금도 2018년 2월의 평창이 눈에 선하다. 당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하나 되는 올림픽을 위해 기꺼이 평창과 강릉을 찾으셨다.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던 그 벅찬 감동의 순간, 위원님과 나누었던 그 뜨거운 시선과 약속을 저는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적었다.

또 "지금 비록 남북 관계가 날카로운 대립 속에 있지만, 위원님께서 보여주신 '평창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위원님께서 못다 이루신 남북 화해의 꿈,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며 "저 최문순과 (사)남북체육교류협회는 위원님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22차례 이어온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비롯해 북강원도 원산 대회 개최 등 남북 체육교류의 맥을 끝까지 이어가겠다. 정치가 막힐 때 체육이 길을 열고, 그 길 위에서 남과 북의 아이들이 다시 환하게 웃으며 뛰어놀 수 있는 날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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