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도지사 TV 토론, 정책 대결의 장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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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선거를 향한 여야 후보들의 첫 TV 토론회는 날 선 신경전과 과거 행적을 둘러싼 공방으로 채워졌다. 지난 11일 열린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는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데 화력을 집중하며 정면충돌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역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과 정책 비전은 상호 비방의 소음에 묻히고 말았다. 토론회에서 우 후보는 김 후보의 과거 공약 파기를 거론하며 ‘책임론''을 내세웠고, 김 후보는 우 후보의 연고와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체성''을 공격했다. 선거에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그리고 과거 행보를 검증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하지만 도지사라는 막중한 책임자를 뽑는 자리에서 “검사가 취조하듯 말한다”거나 “출향 모임에서도 본 적이 없다”는 식의 감정 섞인 설전이 오가는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피로감만을 안겨준다. 강원자치도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서 있다. 우 후보가 지적했듯, 지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경제 지표와 매년 4,000명이 넘는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현실은 강원자치도가 처한 냉혹한 현주소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인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 후보가 제기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예산이나 한국은행 본점 유치 공약 등은 지역 발전의 핵심 과제들이다. 그러나 이 사안들이 단순히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소재''로만 소비돼선 곤란하다. 과거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와 법 개정 미비라는 책임 전가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국비를 확보하고 중앙 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조기에 완성할 것인지에 대한 ‘실행 방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유권자들이 TV 토론회를 시청하는 이유는 후보자들의 말싸움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누가 더 강원자치도의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지, 누가 제시하는 공약이 더 현실적이며 지속 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상대의 과거를 들춰내 깎아내리는 방식의 토론으로는 강원자치도의 새로운 100년을 설계할 수 없다. 비판을 하더라도 근거 있는 정책 비판이어야 하며, 대안이 수반돼야 한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검증하는 과정도 정교해져야 한다.

주민은 누가 더 소리를 높이는지가 아니라, 어느 후보가 주민의 눈물을 닦아줄 구체적인 정책을 가슴에 품고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양 후보는 비생산적인 신경전을 멈추고, 강원자치도의 미래를 위한 품격 있는 정책 경쟁에 나서길 강력히 촉구한다. 그것이 강원자치도지사 후보로서 주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이다. 강원자치도의 성공적 안착, 폐광지역 지원 대책, 접경지역 발전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후보자들은 자신의 철학을 담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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