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의 2층 이상 경로당 10곳 중 9곳에 승강기가 없다는 통계는 우리 사회 노인 복지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용갑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2층 이상 경로당 105곳 중 95곳이 승강기 없이 방치돼 있다. 미설치율 90.5%라는 수치는 이동권이 제약된 고령층에게 2층 경로당이 사실상 ‘그림의 떡''이자 ‘거대한 장벽''임을 방증한다. 경로당은 단순한 쉼터를 넘어 노년층의 사회적 교류와 정보 공유, 건강 관리가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지역 거점이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가파른 계단은 신체적 고통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자칫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지대다.
“경로당에 가고 싶어도 무릎이 아파 계단을 오를 엄두가 안 난다”는 어르신들의 하소연은 개인의 건강 탓이 아니라, 사회적 시설이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편의성을 갖추지 못한 국가적 실책이다. 비단 강원자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지하 또는 2층 이상에 위치한 경로당 3,899곳 중 82.1%인 3,201곳에 승강기가 없다. 보건복지부가 지침을 통해 1층 이전이나 승강기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지만, 강제성 없는 권고는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다. 실제로 2017년에 관련 개정안이 발의되었음에도 불구, 2026년 현재까지 입법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던 점은 정치권과 행정 당국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의된 ‘노인복지법 개정안''은 늦었지만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경로당 조성 시 1층 배치를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하게 다른 층에 설치할 경우 승강기 등 편의시설을 의무화하는 내용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이다.
특히 전동보장구 충전 시설 마련과 국가 및 지자체의 예산 지원 근거를 명시한 점은 고령화 시대의 변화된 이동 수단과 지자체의 재정 여건을 동시에 고려한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할 만하다. 복지는 ‘접근성''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춘들, 이용자가 찾아오기 힘들다면 그 시설은 존재 의미를 잃는다. 고령 인구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어 노인 복지 시설의 물리적 장벽을 제거하는 것은 시급한 민생 현안이다. 이제는 ‘권고''라는 이름 뒤에 숨지 말고, 법제화와 예산 투입을 통해 ‘계단뿐인 경로당''의 오명을 씻어야 한다. 노인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당당하게 이동하며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초고령 사회를 앞둔 국가적 책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