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스승의 날을 맞이하는 오늘 강원 교육계의 표정이 어둡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6 강원 교권 실태조사'' 결과는 우리 교육 현장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조사는 4월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도내 교사 1,74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도내 교사 2명 중 1명이 최근 3년 사이 교권 침해를 경험했고, 3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수치는 충격적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피해 교사의 72.4%가 제도적 대응 대신 혼자 감내하는 길을 택했다는 점이다. 교사를 보호해야 할 울타리가 사실상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교권 침해의 주요 가해자는 보호자(68.1%)와 학생(61.9%)이다. 비난과 욕설은 일상이 되었고, 반복적인 부당 요구와 수업 방해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권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교사들이 느끼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의욕 상실이 90%에 육박한다는 점은 교육 현장의 붕괴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교사들을 옥죄는 가장 큰 족쇄는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공포다. 응답자의 약 80%가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악성 민원의 빌미가 되고, 일단 신고가 접수되면 직위 해제 등 가혹한 절차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교사들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교육적 열정을 포기하고 ‘소극적 지도''로 숨어들 수밖에 없다. 강원도교육청이 그간 여러 교권 보호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교사들이 피해를 입고도 혼자 감내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제도적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겪게 될 2차 가해와 복잡한 행정 절차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려도 실효성 있는 조치가 미흡하고, 학교장이 책임지고 나서기보다는 교사 개인의 역량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교권 보호는 ‘시스템''의 영역으로 넘어가야 한다. 우선은 교권 침해 발생 시 학교장이 전면에 나서 민원을 중재하고 교사를 분리 보호하는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또 교권보호위원회의 현장성을 높여야 한다. 평교사의 참여를 확대해 교육 현장의 맥락이 반영된 판단이 내려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법적·행정적 장치를 촘촘히 보완해야 한다. 정당한 교육활동은 법적으로 두텁게 보호받아야 하며, 교육청 법률 지원팀이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