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5월20일. 100년 전 오늘, 만해 한용운 선생이 펴낸 시집 ‘님의 沈默(침묵)’ 초판이 발행된다.
서울 회동서관(匯東書館)에서 국판 형태로 첫 출간된 이 시집은 3·1운동으로 3년간 옥고를 치른 만해 선생이 인제군 내설악 오세암에 머물며 1925년 8월 29일 탈고한 역작이다.
표제시 ‘님의 침묵’을 비롯해 ‘알 수 없어요’, ‘비밀’ 등 총 88편의 시가 수록된 이 시집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 속에서 ‘님’이라는 다층적 상징을 통해 조국, 진리, 자유 등 절대적 가치를 노래하며 한국 현대시사의 독보적 이정표를 세웠다. 이별의 절망을 재회에 대한 확신으로 바꿔낸 역설의 미학은 100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보편적인 생명력을 지닌다는 평가다.
특히 집필 장소인 설악산 오세암은 한국 현대시의 최고봉을 잉태한 사유의 산실로서 그 문학적·장소적 가치가 크게 재조명받고 있다. 인제군은 만해마을에서 백담사, 오세암을 잇는 ‘만해의 길’, 단풍나무 숲길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 올해 말 개관을 목표로 백담사 설악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지역의 문학 관광 인프라를 활발히 확충하는 중이다.
출간 100주년을 맞아 전국적인 기념 열기도 뜨겁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만해기념관에서는 지난 100년간 발행된 ‘님의 침묵’ 판본 100권을 선보이는 아카이브 특별전을 다음달 11일까지 연다. 인제 한국시집박물관 등에서 순회 전시도 이어질 예정이다. 또 인제군과 동국대 등이 국제 학술대회와 대규모 음악회, 전시회, 백일장, 공모전 등 다채로운 기념사업을 진행, 시대를 초월한 만해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