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앞에 문화도시…일상 향유 거점 조성해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읽어주는 뉴스

[강원문화예술 재설계]➁‘콘텐츠 우선’과 ‘15분 문화도시’ 전략

강원특별자치도의 문화 인프라는 꾸준히 확충되고 있지만, 정작 그 안을 채울 콘텐츠와 지역 주민들의 일상적 접근성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건물 건립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콘텐츠 우선’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도민 누구나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촘촘한 문화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건물’ 이후를 준비할 ‘콘텐츠 비율제’ 시급=선거 때 마다 도립미술관 건립 문제는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이슈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광역 단위의 문화 거점이 확보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작 학예 연구 인력 확충이나 소장품 수집, 기획 예산 등 소프트웨어적 투자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건물만 남는 텅 빈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광역 인프라 건립 시 초기 5년간 운영 예산의 최소 20%를 콘텐츠 기획 및 학예·교육 인력 채용에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콘텐츠 비율제’ 도입이 대안으로 꼽힌다. ‘건물’ 중심에서 ‘콘텐츠’ 우선으로 행정의 무게중심을 옮겨, 시설 공백을 막고 도민의 문화 향유 수준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강원문화재단 내에 강원도의 역사, 생태, 산업유산을 기반으로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할 ‘콘텐츠 R&D 본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함께 요구된다.

■ 15분 문화도시…100개의 작은 일상 향유 거점을 조성 =문화 인프라의 극심한 지역 쏠림 현상도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춘천, 원주, 강릉 등 이른바 ‘빅 3’ 도시 권역에는 시설과 인력이 집중돼 있지만, 폐광지역과 접경지역 등의 문화 소외는 날로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 지역이 겪는 문화적 고립의 핵심 원인은 프로그램이 없어서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서 발생한다. 아무리 훌륭한 광역 거점 문화시설이 지어지더라도, 교통이 불편한 외곽 지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누리기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통계상 인구가 적어 1인당 문화기반시설, 문화예산이 높게 잡히는 착시 효과를 걷어내고 실제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 거점 시설 1개보다 도보나 차량으로 15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100개의 작은 일상 향유 거점을 조성하는 ‘15분 문화도시’ 전략이 절실하다.

차기 도정은 지방소멸대응기금 등을 연계해 폐광 및 접경지역 시·군에 이를 시범 적용함으로써 정주 인구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활인구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강원도 문화행정은 이제 물리적 공간 확충을 넘어, ‘누구의 일상에 닿을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라이프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