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고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일꾼들이 새롭게 선출되었다. 먼저 당선의 영예를 안은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고, 선택을 받지 못한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주민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의 결실이기에 의미가 크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도 따른다고 생각한다.
나는 올해 여든 초반의 화천 주민이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에 참여하고 또 지켜보며 살아왔다. 선거 때마다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들이 쏟아지고, 후보자들은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모습도 적지 않게 보아 왔다.
이번 선거 역시 우려스러운 일이 많았다. 정책 경쟁도 있었지만 때로는 상대를 흠집 내는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했고, 고소·고발까지 이어지는 모습에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선거는 끝났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누가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느냐다.
당선자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선거 때 나를 도와준 지지자들만 바라보지 말고 모든 주민을 품어 주기 바란다. 선거 과정에서는 편이 갈릴 수 있지만 선거 후에는 편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나를 지지한 사람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지 말고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보편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 그것이 주권자의 선택을 받은 당선자로서의 첫 번째 책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당선자에게는 선거에서 당선되는 순간부터 많은 권한이 생기지만, 동시에 그보다 더 큰 책임도 함께 주어진다. 따라서 주어진 권한을 활용해 지역 발전을 이끌어갈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사는 지역인 화천만 해도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청년층 유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농업과 관광, 교육과 복지, 정주 여건 개선 등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문제가 없다. 이러한 과제는 물론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단체장과 의회가 힘을 합치고, 지역의 모든 주체가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당선자들은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단체장은 의회를 존중하고,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적극 협력해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개인적 감정을 앞세운다면 결국 피해는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역 발전이라는 큰 목표 앞에서는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나는 오랜 세월 고향을 지키며 지역의 변화를 지켜보았다.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고, 때로는 발전을 이룬 시기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분명하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지역을 발전시키는 힘은 갈등이 아니라 화합이라는 사실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할 때 지역은 성장했고, 반목과 대립이 커질 때는 발전도 멈추었다.
당선자들께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선거에서 얻은 승리는 주민들이 잠시 맡겨 준 권한일 뿐 영원한 것이 아니다. 임기 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일하고, 얼마나 주민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는 훗날 평가를 통해 검증될 것이다. 당선의 기쁨에 머무르기보다 주민의 기대와 책임의 무게를 먼저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
지역의 미래는 이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말고 오직 주민만 바라보며 일해 주시기를, 그리고 선거 과정의 갈등을 넘어 화합과 희망의 정치를 보여 주시기를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간절히 소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