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친일재산 환수 재시동…민영휘 춘천 땅도 귀속될까

읽어주는 뉴스

한일병합 공로로 작위 받은 대표적 친일파
춘천 장학리 19만6,000㎡ 묘역 부지 주목
역사계 “부당하게 축적된 재산 바로잡아야”

◇최근 찾은 춘천시 동면 장학리 일대 위치한 민영휘 묘역. 임도혁기자

일제강점기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꼽히는 민영휘의 춘천 재산이 국가에 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친일재산귀속법 제정안이 공포되면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와 환수가 추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8일 찾은 춘천시 동면 장학리 일대. 산자락을 따라 올라가자 민영휘의 묘가 모습을 드러냈다. 탁 트인 전망 아래 자리한 묘역에는 주인의 공적을 기리는 신도비와 문인석 등이 잘 정비돼 있어 마치 왕릉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민영휘 묘가 위치한 필지는 19만6,000㎡ 규모로 공시지가만 34억원을 웃돈다. 현재 해당 토지는 민영휘 후손을 포함한 10여명이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민영휘는 한일병합에 협력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다. 조선 최고 수준의 거부로 불렸으며 막대한 토지와 재산을 후손들에게 남겼다.

앞서 정부는 2005년 친일재산귀속법을 제정하고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켜 친일재산 환수에 나섰다. 당시 민영휘의 춘천 재산도 조사 대상에 포함돼 해당 토지에 대한 매매·증여 등 일체의 처분행위가 제한됐지만, 5년의 조사 기간이 종료되면서 2010년 관련 조치는 모두 해제됐다. 이후 관련 업무가 법무부로 이관됐으나 사실상 귀속되지 않고 있다.

지역 역사계에서는 정부가 친일재산 환수 의지를 밝힌 만큼 민영휘 재산에 대해서도 국가 귀속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동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친일재산 환수는 단순히 토지나 재산을 빼앗는 문제가 아니라 부당하게 축적된 재산의 형성과정을 바로잡는 역사적 과제”라며 “일제에 협력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재산이라면 원래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갔어야 할 자산일 가능성이 큰 만큼 환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친일재산귀속법) 제정안을 지난 2일 공포했다. 법무부는 가칭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을 설치해 조직 설계와 운영계획 수립, 조사 착수를 위한 사전 준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조사·환수해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본보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찾은 춘천시 동면 장학리 일대 위치한 민영휘 묘역. 임도혁기자

 

◇최근 찾은 춘천시 동면 장학리 일대 위치한 민영휘 묘역. 임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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