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강릉단오제]서로의 마음을 풀어놓는 시간 ‘풀리니, 단오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읽어주는 뉴스

15일부터 8일 동안 남대천 행사장
제례·굿·난장부터 공연·체험까지
13개 분야 72개 프로그램 펼쳐져

 

◇단오제 일정표

천년의 세월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전통축제 ‘2026 강릉단오제''가 올해도 화려하게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유산인 강릉단오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한국 전통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올해 강릉단오제의 슬로건은 ‘풀리니, 단오다''다. ‘풀림''은 강릉단오제가 지닌 치유의 본질적 가치를 상징하는 개념이다. 굿판에서 한을 풀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며 액운을 씻어내고, 축제의 흥겨움 속에서 일상의 근심을 내려놓는 시간이 바로 단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미 강릉단오제는 지난달 21일 신주빚기를 시작으로 서막을 올렸다. 올해 신주미 봉정행사에는 총 7,120세대가 참여해 229.3가마(80㎏ 기준)의 쌀이 모였다. 7,000세대 이상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며 강릉단오제가 가진 전통의 가치를 빛냈다. 특히, 2023년부터 도입한 ‘온라인 신주미 봉정'' 시스템이 축제 참여 문턱을 낮추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타 지역 거주자들도 편하게 동참할 수 있어 도입 이후 참가자가 늘어난 것은 물론 고정 참여자도 자리를 잡았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대관령산신제와 대관령국사성황제가 거행됐다. 본행사는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남대천 행사장에서 진행된다. 본행사에서는 전통문화의 정수인 제례와 신과 사람이 소통하는 굿,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을 중심으로 국가지정 및 도·지역 무형유산 공연, 시민참여행사, 민속놀이 등 13개 분야 72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시민 모두가 주인공=올해 단오제 역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강화돼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가장 인기 있는 행사 중 하나인 강원일보사의 ‘제33회 강릉사투리대회''는 19일 오후 6시 수리마당에서 열린다. 강릉 사투리의 역사를 보전하고 전통을 잇기 위한 다양한 참가자들이 출전해 사투리를 뽐낸다. 사라져가는 옛 사투리를 들을 수 있어 현장 분위기도 매년 뜨겁다.

17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신통대길 길놀이는 올해 2부제로 진행된다. 기존에는 영신행차 도착 시간에 맞춰 읍·면·동 길놀이팀이 출발했지만 올해는 일부 읍·면 단위 팀과 국외공연단이 영신행차 진입 전 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체 길놀이 종료 시간을 단축하고,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행사 운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통대길 길놀이는 강릉시 21개 읍·면·동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길놀이로 한국형 길놀이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강릉단오제의 하이라이트인 영신행차를 선두로 단오문화 고유의 공동체 정신을 잇고 시민과 함께 즐기는 가장 아름다운 강릉만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다.

길놀이를 통해 대화합과 집단 신명을 이루고 축제가 주는 해방감을 찾으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신통대길 길놀이는 각 마을의 설화나 특색을 담아 진행되며 매년 1만여명이 운집하는 인기프로그램 중 하나다.

강릉단오제위원회가 올 4월부터 모집하기 시작한 ‘단오사랑멤버스''는 시민들이 단오제의 직접적인 주체가 되도록 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월 5,000원부터 참여할 수 있으며 가입자에게는 △단오사랑멤버스 굿즈 제공(1년마다 새로운 굿즈 신청 가능) △신주교환권 1매 제공 △디지털 감사패 제공 △강릉단오제 공식홈페이지 명단 게재 △연간 무크지 ‘수릿날, 강릉'' 게재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더욱 다채로워진 콘텐츠=주제와 연계한 기획공연을 통해 ‘풀림''의 의미를 보다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동해안의 강릉단오굿과 남해안별신굿이 결합된 공연 ‘The 강남''은 서로 다른 지역의 굿이 만나 하나의 서사를 이루며 ‘풀림''의 의미를 확장한다. 또한, 호남지역 대표 국가무형유산인 ‘진도씻김굿''은 망자의 한을 씻어 극락왕생을 돕는 천도 온의례로, 죽음을 문화적으로 극복하는 ‘풀림''의 또 다른 본질을 보여줄 예정이다.

과거 축제를 되돌아보는 추억 공간 ‘추억의 단오''는 지난해 호평에 힘입어 올해도 운영된다. ‘추억의 단오''에서는 40~60대에게는 단오의 향수를, 젊은 층에게는 강릉단오제의 모습을 참신하게 느끼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을 도모한다. 신규 프로그램인 ‘단오창포물대전(물총대전)''은 창포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물총싸움과 박 터뜨리기를 통해 액운을 씻고 건강을 기원하는 역동적인 참여형 놀이로 운영된다.

강릉중앙고(옛 강릉농고)와 강릉제일고(옛 강릉상고)의 축구정기전 역시 단오제의 핵심 콘텐츠다. 이른바 ‘농상전''으로 불리는 이들의 경기는 강릉을 넘어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더비 중 하나다. 올해는 20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단오 체험촌에서는 단오 하면 떠오르는 창포머리감기를 비롯해 수리취떡·신주 맛보기, 단오부채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15일 밤 10시와 22일 밤 9시에는 월화교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강릉=권순찬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라이프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