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청 내부가 또다시 청사 이전 및 분산 문제를 둘러싸고 술렁이고 있다. 구자열 원주시장 당선인이 지난 17일 우상호 강원지사 당선인에게 ‘강원 경제지역본부 원주 설치’를 건의하고, 경제국과 산업국 등 핵심 부서를 원주로 이전하는 방안이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도청 내부의 반발과 우려가 쏟아지는 모양새다. 이미 강릉에 제2청사를 설치해 운영 중인 상황에서 경제·산업 기능마저 원주로 쪼개진다면, 강원도청은 춘천(본청), 강릉(2청사), 원주(경제지역본부)로 고스란히 삼분(三分)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행정 조직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는 것은 말처럼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현재 분산 운영에 따르는 재정적 낭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강릉 2청사 직원들을 위해 운영 중인 관사 152개의 임차료와 공공요금으로만 연간 13억6,000만원이 세금으로 지출되고 있다. 여기에 주 28회 운행하는 통근버스 비용 3억3,400만원을 더하면, 강릉 2청사 유지에만 매년 최소 17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소모되는 실정이다. 만약 원주에 또 다른 경제지역본부가 들어서고 일부 국(局) 단위 조직이 이전한다면, 이 같은 중복 예산 지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더욱 큰 문제는 예산 낭비를 넘어선 ‘행정 효율성의 치명적 저하’와 ‘공직 사회의 피로감’이다. 도의 경제와 산업 정책은 도정의 전반적인 기획, 재정, 행정 지원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경제국과 산업국을 원주로 떼어 놓는다면 부서 간 소통과 협업의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생활 터전을 강제로 옮겨야 하거나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해야 하는 도청 직원들의 생활 부담과 사기 저하는 행정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러한 무리한 분산 기조는 이미 기반 조성 공사가 한창인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 신청사 건립 계획마저 흔들 수 있다.
1,800여명의 상주 직원을 기준으로 설계된 신청사는 일부 부서가 원주로 이전할 경우 규모 축소와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 인수위 내부에서 5,000억원에 달하는 신청사 건립 비용이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 역시, 청사 규모 축소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이미 도민적 합의와 행정 절차를 거쳐 진행 중인 신축 사업이 단체장들의 정치적 타협이나 지역 안배 논리에 의해 손바닥 뒤집듯 바뀐다면, 도정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은 좋지만, 그것이 도청 조직을 이리저리 찢어발겨 각 지역에 한 토막씩 나눠주는 방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도청 조직의 파편화가 아니라, 강릉 2청사의 운영 실태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다. 만약 현재의 분산 구조가 실익보다 손해가 크다면 이를 과감히 수정·보완하는 대책을 먼저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