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첫 소개된 '역사 속 강원인물, 그들이 꿈꾼 삶'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강원인물을 다뤘다. 올해 특별기획에서는 다소 생소한 인물들도 소개해 그들 역시 강원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임을 조명한다.
올해 '역사 속 강원인물, 그들이 꿈꾼 삶'을 통해 소개될 강원인물을 미리 살펴본다.
■초허 김동명(강릉) = 현대문학의 지평을 연 파초의 시인. 1900년 명주(현 강릉)출신. 1930년 첫 시집 나의 거문고를 통해 암담하고 우울했던 역사적 현실을 노래했다. 이후 전원생활을 하며 자연을 소재로 한 시를 주로 썼지만, 단순한 전원시라기보다 민족적 비애와 역사적 고뇌를 담아냈다. 광복 후에는 정치·사회적 시대상황을 다룬 작품활동을 펼쳤다.
■운곡 원천석(원주) = 몰락한 고려 왕조에 대한 절개와 지조를 지킨 학자. 태종 이방원의 스승이었던 선생은 고려 말 혼란과 조선 초기 왕위 계승을 둘러싼 골육상쟁에 반대해 치악산에 은거하며 태종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은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다. 생전에 불의한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과 피폐한 백성에 대한 깊은 애정을 시로 표현한 '운곡시사'가 전해진다.
■박인환(인제) = 황폐한 가슴에 멋과 낭만을 심어주고,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를 이야기하는 시인. 1926년 인제군 상동리 출신. 한국전쟁이 끝난 후 서울로 돌아와 '새로운 명동을 만들자'며 왕성하게 활동하며 1955년 '박인환 선시집(朴寅煥 選詩集)'을 출간했고, 이듬해 '세월이 가면' 등을 발표했다.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 등의 시는 아직도 널리 애송되고 있다.
■윤희순(춘천) = 여성도 구국활동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 여성의병장. 시아버지 유홍석의 영향으로 의병운동에 뜻을 두게 됐다. 8편의 의병가와 4편의 경고문을 남겼으며, 이는 최초의 한글 의병가이자 민족 저항 시가다. 생전에 항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동창학교 분교인 노학당(勞學堂)을 건립, 김경도 및 박종수를 비롯해 50여명의 항일운동가 양성에 힘썼다.
■상허 이태준(철원) = 단편소설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로 한국의 모파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소설가. 한국 '현대소설의 완성자'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여운형의 추천으로 1925년 단편 '오몽녀'로 문단에 데뷔, 잡지 '개벽'등 여러 언론사 기자로 일하면서 이효석, 유치진, 정지용 등과 함께 구인회를 결성했다. 1946년 월북했으나 김일성 영웅화를 정면으로 거부하다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 허목(삼척) = 애향·애민정신으로 주민교화와 선정에 힘써 삼척 역사문화를 꽃 피운 대학자이자 행정가. 효종의 부름을 받아 남들이 은퇴할 나이인 63세에 사헌부의 정5품 벼슬인 지평으로 정계에 진출. 효종 승하 후 효종의 계모인 조대비의 복상기간을 놓고 벌어진 예송논쟁에 휘말려 66세에 삼척부사로 축출됐으며, 이곳에서 향약을 실시하고 읍지를 편찬했다.
■박원 정현석(횡성) = 조선말기 문신. 동래부사 시절 동래무예학교, 덕원부사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학교인 원산학사를 설립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목민관이다. 진주목사로 재직 당시'교방가요'를 지어 우리 문화의 일부를 기록했다. 교방가요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소실될 뻔한 무형의 유산들을 복원하고, 전승하는데 가장 결정적으로 기여한 책이다.
■약천 남구만(동해) =1689년 당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남인이 득세하자 강릉(현 동해 망상동 심곡마을)으로 유배됐다. 망상 약천에서의 유배생활 중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시작되는 시조를 창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원도와 인연이 된 것은 2년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 지역주민에게 학문을 일깨우고 산업을 장려해 존경을 받았다.
■장절공 신숭겸(춘천) = 평산 신씨 시조. 918년 태봉의 기장으로 배현경·홍유·복지겸 등과 협력, 궁예(弓裔)를 폐하고 왕건(王建)을 추대해 고려 개국의 대업을 이뤘다. 927년(태조 10) 공산에서 견훤의 군대에게 태조 왕건이 포위되자 김락 등과 함께 이를 구출하고 전사했다. 태조는 참수된 신숭겸의 시체를 발견하고 금으로 만든 머리 모형을 끼워 넣어 장사지내고 장절(壯節)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우성 박용만(철원) = 대한제국의 계몽운동가이자 독립운동가, 군인, 언론인. 1909년에 네브래스카의 커니(Kearney)농장에서 무장독립군 양성을 목적으로 한인소년병학교를 설립, 이후 대조선 국민군단을 설립해 지도하는 등 무장투쟁 운동을 벌인다. 이승만 안창호 서재필과 함께 재미국 한인교민 사회의 초기 지도자로 꼽힌다. 1928년 군자금 모금차 중국에 체류중 암살당한다.
■난고 김병연(영월) = 사회 모순에 대한 저항정신과 인도주의를 풍자와 해학의 시 문학으로 승화시킨 조선시대 방랑시인. 백일장에서 가족사를 모른채 조부인 김익순을 호되게 비판한 글로 자원받았다가 집안의 내력을 듣게된 후 천륜을 어겼다며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다며 삿갓을 쓰고 방랑의 길에 들어선다. 이때문에 김삿갓 또는 김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금원(원주) = '호동서낙기'라는 작품을 남긴 조선 말기의 여성 문인. 이다. 14세 때 고향인 원주에서 제천을 거쳐 금강산과 한양을 여행하며 조선시대 최초의 여류시인으로 불린다. 동향인 박죽서와 동생 김경춘 등과 시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시 동인으로 평가받는 '삼호정시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