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마음의 창]먹구름 속 은빛광채

권영순 춘천 아가갤러리 관장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성경 말씀에 나오는 사랑에 관한 구절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대할 때마다 유독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라는 말씀 앞에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깊은 절망감에 빠지곤 합니다.

때때로 우리는 사랑이란 미명 아래 가정에서 내 아이를 훈육할 때 혹은 이웃과의 갈등 앞에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 문제의 훈육이나 다툼의 본질은 아랑곳없이 무조건 흥분하고 화내며 상대의 인격은 무시한 채 거칠고 무례한 말과 행동으로 대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삶 가운데 어찌 보면 모든 문제의 발단은 무례함 때문에 벌어집니다. 뉴스를 보면 무례하고 거친 말 한마디에 살인을 하고 평생 동안 복수의 칼을 갈기도 하는 어이없는 사건을 봅니다. 무례한 사람 앞에 인격이란 없습니다. 자연히 진정한 평화도, 대화도 통하지 않습니다. 무례한 민족 앞에 미래란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항상 커다란 감당키 어려운 시련 앞에서도 오래 참고 인내함으로 은근과 끈기로 오늘의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정유년의 희망찬 새해가 밝았지만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묵은해의 갈등과 대립으로 얼룩진 우리의 마음은 마치 먹구름 속에 갇힌 듯 어둡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먹구름 속에는 항상 은빛 광채가 숨어있습니다. 그 은빛 광채를 이끌어내는 힘은 오직 사랑뿐입니다.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올 한해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가족에게, 이웃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사려 깊은 말 한마디로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헤아려 줄때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예의지국의 자존심을 세계속에 우뚝 세우고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진정한 참 평화가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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