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발 1,418m … 내리막 많고 경사도 낮아
한여름에도 찬바람 솔솔~ 초보자에게도 인기
4~9월 하루 300명 선착순 입장 예약 필수
4월 중순~ 9월 초 봄·여름·가을마다
계절별 야생화 잇따라 만발 '환상적'
낙엽송숲·풍력발전소 이색 풍광도
'천상의 화원' 태백산국립공원 금대봉~대덕산 코스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600여종의 야생화가 번갈아 피어나 바다를 이룬다. 태백 12경 중 금대봉을 일컫는 금대화해(臺花海)가 바로 그 의미다. 꽃들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 주말에는 그야말로 선택받은 사람만이 천상의 화원에 다다를 수 있다. 천상의 화원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루 300명까지 탐방예약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문불출' 두문동=금대봉~대덕산 코스는 두문동재탐방안내센터에서 시작해 해발 1,418m의 금대봉 인근을 지나 분주령을 거쳐 해발 1,307m의 대덕산을 찍고 검룡소 주차장으로 나오는 9.4㎞의 코스다. 대덕산을 거치지 않고 분주령에서 바로 검룡소로 나갈 수도 있다. 높이만 들으면 무척 험한 산일 것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등산 시작점인 두문동재가 해발 1,268m이고 검룡소 주차장이 800m 정도이기 때문에 내리막 구간이 많다. 경사도 심하지 않아 등산 초보자도 4~5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다.
■여름산으로 유명한 태백산=산에 올랐던 날은 강원도에 폭염주의보가 내려 영서지역은 36도에 육박하는 날이었다. 등산한 지 5분도 안 돼 걱정은 기우로 돌아섰다. 나무 그늘에 서 있으면 찬 바람이 불어와 오히려 서늘했다. 이것이 태백산이 여름산으로 유명한 까닭이다. 하필이면 봄 야생화가 지고 여름 야생화가 피기 시작하는 시기라 동행했던 해설사는 “꽃이 가장 없을 때 왔다”며 안쓰러워했다. 다행히도 미나리아재비 같은 게으른 봄꽃과 범꼬리 같은 부지런한 여름꽃들이 초입새부터 곳곳에 수줍은 얼굴을 내밀고 반겨줬다. 초입에서 금대봉을 끼고 왼편으로 돌아 약 2㎞ 떨어진 고목나무샘, 정확히는 그 직전의 야생화동산까지는 두 사람이 충분히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넒은 편으로 길이 평탄하고 고르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까지 이어지는 1.2㎞의 능선은 '불바래기길'이라 불렀다고 한다. 정선과 태백의 경계지점인 산 능선이기 때문에 옛날 화전민들이 불이 어느 정도 피었는지 한눈에 확인하고 이 능선에서 맞불을 놓아 진화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천상의 화원과 그 편린=야생화동산부터 대덕산까지는 외길이었다. 오르락내리락 길이 좁지만 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간중간 십수명이 쉴 수 있을 법한 공터가 곳곳에 있어 쉬엄쉬엄 간다면 큰 무리는 없다. 화전민들이 밭을 일궜던 자리에 조성했다는 길죽한 낙엽송(일본잎갈나무) 숲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한참을 걷다 보면 널찍한 분주령과 벤치가 나타난다. 분주령에서는 대덕산 정상으로 2.4㎞가량(1시간)을 돌 수도, 검룡소 방향으로 300m 거리를 바로 내려갈 수도 있다. 분주령에서 대덕산 정상에 오르기 직전 넓은 풀밭(계절이 맞는다면 꽃밭)과 풍력발전소를 볼 수 있다. 대덕산 정상에는 범꼬리 군락이 펼쳐져 있었다.
■계절마다 다른 색깔, 다른 느낌=금대봉~대덕산 코스는 한 계절에 3번은 올라야 제대로 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600여종의 야생화가 계절에 따라 피고 지기 때문에 계절이 달라지면 또 와야 하니 참으로 난처하다. 한 해설사가 봄 야생화는 4월20일께부터 5월10일께까지, 여름 야생화는 7월5일께부터 말까지, 가을꽃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가 절정이라고 천기를 누설했으니 급한 사람들은 참고하면 좋겠다.
■탐방예약제 필수=금대봉~대덕산 코스는 탐방예약제 구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4월부터 9월까지 하루 300명만 선착순 예약 가능한데 인원이 다 차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입장도 가능하다고 한다. 해설사 프로그램 신청도 가능하다.
태백=전명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