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 여행 중
당황스러웠을 순간 하나는
마땅한 맛집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되는 정보는
십중팔구는 실비집.
태백한우의 경우
고기 한 점 입에 넣으면
감탄이 절로 튀어나오는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워낙 유명하니 일단 제외했다.
주관적 지표
(직접 가 보고 맛있었던 곳)와
객관적 지표
(사람들이 '아~ 거기'라고 한 곳)를
고려해 뽑았다.
통리 한서방칼국수,
황지자유시장 부산감자옹심이,
장성 멀미하는백선장 등
지면 한계로 인해
소개되지 못한 맛집이 즐비하다.
카페의 경우
태백은 프랜차이즈가 드문 대신
특색 있는 곳이 많다.
최근 지역 토박이가 펴낸
'카페 in 태백'이라는 책자가
지역 카페에 비치돼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태백=전명록기자
#해물섬 #시장안1길 20-1 #곤드레 무쇠솥밥 #코다리찜 #낙지볶음
황지자유시장 골목 안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이 있다. 메뉴는 곤드레 무쇠솥밥, 코다리찜, 낙지볶음. 그리고 계절메뉴로 도루묵찜, 생태찌개를 한다. 14년 전 세연중(당시 황지여중) 인근에서 처음 가게를 열었던 해물섬은 4년 전 황지자유시장 골목으로 이전했다.
전문 메뉴는 낙지볶음. 직원 없이 부부가 운영하고 있어 준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시간 전 예약이 필수다. 질기지 않고 촉촉한 데다 맛있게 매콤한 코다리찜은 양과 맛 두가지 의미에서 밥 한 공기로 부족하다. 여기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곤드레 무쇠솥밥도 황지자유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메뉴다. 지난달 2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태백문화관광열차 덕에 황지자유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식당 방문객도 증가했다.
#장성 장군보쌈 #협심길 26-5 #콩국수 #해물파전 #보쌈
장성 옛 광업소 사택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장군보쌈은 여름철이면 90여석 규모의 식당 내부가 손님들로 가득 찬다. 이들이 즐겨찾는 메뉴는 다름 아닌 '콩국수'. 보쌈집에 무슨 콩국수냐고 하겠지만 가게를 시작한 지 18년이 지났고 콩국수를 만든지는 17년이 됐다고 하니 역사가 깊다. 손님의 3분의 2 정도는 황지지역 사람들. 콩국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짧은 점심시간을 쪼개 20분가량 차를 타고 올 정도로 매력이 있는 셈이다.
면은 이곳에서 직접 반죽해 하루나 이틀가량 숙성시키고 새벽부터 콩국물도 직접 갈아낸다. 맛이 옅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 없이 콩국물을 차게 식혀 손님상에 올린다고 한다. 바삭하고 푸짐한 해물파전과 쫄깃하고 고소한 콩국수 한 그릇은 환상의 궁합. 매일 담근다는 시원한 열무김치도 입맛을 돋운다.
#대농가든 #소롯골길 16 #토종닭 #오리 한방백숙 #오리 주물럭
문곡소도동 함백산 끝자락으로 살짝 들어가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 대농가든은 한눈에 들어오는 음식점이 아니다. 하지만 한 명 두명 찾아온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농가든은 직접 키운 약재로 만든 토종닭·오리 한방백숙이 대표 메뉴다. 오리 주물럭도 인기다. 푸짐하게 푹 삶아진 한방백숙은 뼈가 쏙 빠져나와 먹기 좋은 데다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백숙과 함께 나오는 찰밥으로 죽까지 만들어 먹고 나면 부른 배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려울 정도. 밑반찬으로 나오는 나물도 대부분 직접 키워 말려냈고 고춧가루도 직접 농사지어 만든 건강식이다. 반찬 가짓수도 푸짐하고 맛도 좋아 일부 손님은 음식을 가르쳐 달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백숙은 주문 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면 좋다.
#카페 역전다방 #동태백로 434 철암시장상가 8호 #자몽에이드 #바닐라라테
까치발 건물로 유명한 철암탄광역사촌 인근에 조성된 쇠바우문화장터에는 다방의 이름을 달고 있는 카페가 있다. 상호와는 다르게 목재를 사용해 포근하고 깔끔한 현대식 카페다.
1965년 개설됐던 철암시장 시절 수많았던 다방의 옛 추억을 살리는 의미로 역전다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일한 카페이다 보니 동네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도 가행 중인 유일한 선탄시설인 철암역두선탄시설을 카페에 앉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여름철 추천 메뉴는 생과일을 갈아서 만든 자몽에이드, 겨울철 추천 메뉴는 생강차다.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바닐라라테도 빼놓을 수 없다. 아쉽게도 어르신들의 단골 메뉴인 '쌍화차'는 판매하지 않는다. 카페가 있는 상가에는 철암의 맛집이 늘어서 있어 철암탄광역사촌을 둘러보고 식사를 하고 가는 것도 권한다.
#들꽃 #천제단길 17 #보헤미안 박이추 원두 #빨간주스 #인절미눈꽃빙수
태백산눈축제의 거대 눈조각으로 유명한 당골광장으로 가는 초입에 위치한 카페 들꽃은 이름만큼 푸근하다. 듣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쁘고 밟아도 일어나는 강인한 이미지가 손님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커피 원두는 강릉 보헤미안 박이추의 원두를 사용하는데 크게 쓰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이외에도 냉동한 홍시를 얼음과 함께 갈아서 만드는 홍시주스는 달콤하고 시원한 맛에 반한 단골들이 많다. 팥 없이 인절미가 들어가는 인절미눈꽃빙수도 먹어본 사람은 안다는 메뉴.
이 카페에서 추천해 주는 메뉴는 사과와 태백에서 나는 비트를 갈아 만든 빨간주스로 태백산 등산 후 지친 몸과 마음을 채워 주는 건강음료다. 태백 방문이 처음이라면 들꽃에서 음료 한잔 마시며 사장님에게 슬쩍 물어 보자. 태백 토박이도 모르는 태백의 아름다움을 귀띔해 줄 것이다.
#카페 체르또 #서학로 1029 #10여종 원두 #팥 커피 #미숫가루 커피
시내에서 오투리조트를 올라가는 도로변에는 2007년부터 직접 원두를 볶는 카페가 있다. 개성 있는 10여종의 원두는 원두별로 오랜 단골이 있을 정도다. 1주일에 2~3회 한 번에 15㎏씩 볶아내고 있다.
원두 커피 이외에도 여름에만 한정 판매하는 팥이 들어간 커피인 '적두병'과 미숫가루가 들어간 커피인 '미소'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적두병은 10년째, 미소는 12년째 인기 메뉴다. 직접 만든 젤라또와 홍차도 갖추고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입맛대로 메뉴를 고를 수 있는 것도 장점. 외부 데크로 나가면 아래로 하천이 흐르고 있어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어로 '자신하다, 확신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체르또(Certo)라는 이름처럼 모든 메뉴를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