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인기 드라마 '빈센조' 서 등장
과거 철로 있었던 강촌역 플랫폼
역사 위로 돌산 있는 독특한 구조
매주 자체 시청률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tvN 드라마 '빈센조'. 신혜선의 열연이 돋보인 같은 채널의 직전 히트작 '철인왕후'의 관심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인기 순항 중이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독특함에서 찾을 수 있다. 주인공 '빈센조 까사노(송중기)'가 이탈리아 마피아 가문의 '콘실리에리(Consigliere)', 고문 변호사라는 설정 자체가 신선하다. 빈센조는 마피아 보스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인 데다 명석한 두뇌에 빠른 판단력, 거기에 잘생긴 외모까지 요즘 표현으로 '사기캐(사기 캐릭터)' 그 자체다.
생기발랄하고 허당끼 충만한 변호사 홍차영(전여빈)과 빈센조의 케미도 드라마 보는 재미를 더하게 한다. 여기에 악행을 즐기며 거악(巨惡)의 정점에 서 있는 소시오패스 장준우(옥택연) 그리고 남동부지검 특수부 에이스 검사였다 장준우의 오른팔이 된 최명희(김여진) 등 전에 본 적 없는 악랄한 빌런들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드라마 방영 전 공개된 포스터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드라마의 내용은 상당히 진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카피까지 붙어 있었으니 더 그랬다. 물론 재기발랄한 대사와 상황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열혈사제', '김과장'의 박재범 드라마 작가가 참여해 뭔가 있겠다 싶었지만 포스터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다.
드라마의 1회 초반 내용까지는 그랬다. 빈센조가 엄청난 규모의 포도밭을 태우는 장면과 자신을 죽이려는 암살자 3명을 간단하게 처리하고 보스 아들의 차를 날려버린 후 이탈리아를 떠나니 자신을 찾지 말라고 말할 때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강릉 출신 전여빈이 연기한 홍차영의 모습이 드라마에 등장하면서부터 엄숙했던 분위기는 급반전, 코믹 장르로 전환된다.
빈센조가 한국으로 들어 온 이유는 금가프라자 아래 묻혀 있는 1,500억원 상당의 금을 찾기 위한 것. 하지만 금가프라자는 바벨건설과 분쟁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여차하면 헐릴 수 있는 위기다. 빈센조는 홍차영 그리고 금가프라자 입주민과 함께 바벨기업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빈센조는 말 그대로 눈엣가시. 그를 제거하기 위한 시도들이 연이어 이어진다. 지난 휴일(21일) 방영된 10회에서는 급기야 빈센조와 킬러들이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까지 나온다. 한국에서 총싸움은 조금은 뜬금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분위기 만큼은 꽤나 그럴 듯했다. 해당 액션 장면을 찍은 곳은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폐역이 된 옛 강촌역 플랫폼이다. 역사 머리 위로 돌산이 있어 피암터널로 지어진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드라마 장면에서는 일반도로처럼 보이지만 실은 철로가 있던 곳으로 벽면에 캘리그래피와 낙서들이 가득한 그 시절 추억과 낭만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장소다.
오석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