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역(을) 치르다”란 말은 몹시 애를 먹거나 어려움을 겪는 것을 뜻하는데 “학질 떼다”와 비슷한 속담이다. 또 비슷한 말인 ‘곤혹(困惑)'은 곤란한 일을 당해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의미다. “이른 봄에는 새 움이 홍역 한다”함은 새봄에 새 움이 홍역을 앓듯이 불긋불긋하다는 뜻으로, 봄의 꽃샘추위를 이르는 말이다.
먼저 홍역(Measles)의 증상부터 간략히 정리한다. 이 병에 걸렸을 때 얼굴이 발갛게 열꽃이 핀다 해서 ‘홍역(紅疫)'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홍역은 펄펄 끓는 40도의 고열에 식욕 상실·센 기침·콧물·눈 충혈이 인 다음 전신에 발진(發疹)이 솟으면서 아주 가렵기 시작하는데 이런 증상은 7~10일 이어진다. 나아가면서 붉은 반점이 점점 얼룩얼룩(Stain)한 암갈색으로 바뀌고 부작용(합병증)으로 설사, 폐렴, 뇌염 등에 걸릴 수 있다. 홍역 치료에 특별한 방법이 없으며, 감기가 그렇듯 합병증이 없다면 굳이 안절부절 요란 떨 것 없이 푹 쉬면 거짓말 같이 저절로 낫는다. 이런 말에 미련한 소리한다며 마뜩잖게 여기지만 모든 병은 나름대로 내 몸이 알아서 자가치유(自家治癒·스스로 치료해 병을 낫게 함)하기 때문이다.
홍역바이러스(Paramyxoviru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유행성 전염병(2종 법정전염병)인 홍역은 접촉자의 90% 이상이 발병한다. 발열·콧물·결막염·홍반점 등의 몸에 발긋발긋한 열꽃인 발진이 생기는 돌림병으로 호흡·면역계·피부에 주로 감염되며 영양실조·면역결핍·임신·비타민A가 부족한 사람이 걸린다. 한번 걸린 이후 완전히 회복되면 항체를 얻게 돼 평생 다시는 걸리지 않고, 홍역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로 콧물이나 인두 분비물, 혈액, 소변 등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