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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생물이야기]손끝으로 느끼는 심장 박동 ‘맥박’<1205>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의학에서 쓰는 맥(脈) 혹은 맥박(脈搏·Pulse)은 전반적인 심장의 건강과 체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이용한다. 그래서 한의사는 환자의 손목 혈맥(血脈)을 손가락 끝으로 짚어 보니(촉진·觸診) 이를 진맥(診脈)이라 하고, 의사들은 청진기(聽診器·Stethoscope)로 확인한다. 진맥을 통해 혈관(동맥)경화의 유무나 맥박의 수, 빠르고 느림, 높고 낮음(대소) 긴장 정도를 알아낸다. 맥박은 심장 박동(Heartbeat)으로 인해 대동맥 속으로 유입되는 혈압이 동맥혈관에 나타나는 주기적인 파동 현상으로 맥박 수와 심장 박동 수는 같다.

‘맥도 모른다'란 내막이나 까닭 따위를 알지 못함을, ‘맥을 놓다'란 긴장 따위가 풀려 멍하게 됨을, ‘맥을 짚다'란 남의 속셈을 알아봄을, ‘맥이 풀리다/빠지다'란 낙심해 기운이나 긴장이 풀어짐을, ‘맥을 쓰다'란 효력을 나타냄을, ‘천하장군도 먹어야 맥을 춘다'란 북한어로, 입맛을 잃어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억지로라도 먹어야 함을, ‘맥도 못 추다'란 제대로 힘을 쓰거나 겨뤄 보지 못하고 기가 눌림을 뜻하는 속담, 관용어들이다.

흔히 맥이란 의학용어로 쓰이는 맥박 말고도 ‘기운이나 힘'을 뜻하니 ‘맥이 있다/맥 빠지다/맥 잃다'라고 쓴다. 또 맥이란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인 맥락(脈絡)을 의미하니 ‘맥이 통하다/끊기다/닿다'라거나 ‘맥을 잇다/같이 하다' 등으로 쓰인다.또한 광업에서의 광맥(鑛脈)이나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산맥(山脈)이나 지세(地勢)의 정기(精氣)가 흐르는 줄기(기맥·氣脈) 따위를 뜻하는데, 지기(地氣)를 자르고 끊기 위해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곳곳에 쇠말뚝(철심)을 박았다고 하지 않는가. 사람이 맥이 통하지 않으면 죽듯이 나라도 기맥상통(氣脈相通)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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