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속보=굴삭기가 땅을 걷어내자 30분여 만에 코를 찌르는 악취와 함께 각종 쓰레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원주시 부론면 노림리 과거 규석 광산이던 부지에서 석산업체의 하도급인 A개발업체가 올 5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 장비업자들을 고용해 쓰레기를 불법 매립(본보 지난달 23일 11면 보도)했다는 의혹과 관련, 2일 원주시가 현장 시추에 나섰다.
석산 부지에서 쓰레기가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지점은 총 6곳. 이 중 1곳에서 굴삭기를 동원한 시추 작업이 진행됐으며 그 실체가 확인됐다. 이날 작업을 감독한 원주시 담당 공무원의 입에서도 깊은 탄식이 흘려 나왔다.
흙더미와 함께 발견된 쓰레기는 PVC파이프를 비롯해 비닐 등이 흙과 뒤섞여 나왔다. 주사기 수십여 개도 나와 의료용 폐기물 매립 사실도 짐작케 할 정도였다. 시는 이날 시추 작업으로 걷어낸 쓰레기를 100여톤 규모로 추정했다. 대형 굴삭기를 동원해 조만간 나머지 5곳에 대한 시추작업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쓰레기 매립에 동원됐다고 주장하는 장비업자 이모(48)씨는 “당시 A업체 직원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쓰레기를 묻으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그에게서 2~3일 내 다시 꺼내 처리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업체가 장비 대금을 미지급하자 업자들이 쓰레기 매립 사실을 시에 고발하면서 이번 사태가 불거졌다.
A업체는 쓰레기 불법 매립 여부를 최근에서야 알았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장비 대금 지급 약속은 이를 지시한 직원과 장비업자 간 이뤄진 것으로,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불법 매립과 연루된 직원 등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장 점검 과정에서 쓰레기 불법 매립을 확인한 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