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미상 수상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 것 같아 기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 6관왕을 차지해 화제인 가운데 춘천의 한 중소기업이 드라마 세트장을 제작한 사실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받고 이에 앞서 프로덕션디자인상, 스턴트퍼포먼스상 등을 휩쓴 드라마 촬영 세트 대부분은 2019년부터 춘천에 터를 잡고 활동하고 있는 드라마·영화 세트 제작 전문기업 (주)아트스페이스가 제작한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아트 에미상 프로덕션디자인 부문 수상자인 채경선 미술감독이 아트스페이스 측에 제작을 의뢰하면서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
아트스페이스의 백준명 대표는 “영화 ‘말모이'에서 호흡을 맞춘 채 감독의 제안으로 2020년 3, 4월께 미팅을 시작하면서 참여하게 됐다”며 “2021년 1월에 이르러 오징어 게임의 전체 세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줄거리인 드라마 특성을 고려해 세트 제작에 나섰다.
주인공들이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머무르는 숙소를 비롯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뽑기(달고나)', ‘줄다리기', ‘징검다리' 등 각기 다른 콘셉트의 게임장 등 대부분의 세트가 백 대표와 아트스페이스 노력으로 완성된 결과물들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드라마의 전세계적인 신드롬과 함께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는 원색의 세트장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게임과 묘하게 대비되면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공포감을 안겼고,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 대표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제작업체로서 정해진 예산을 갖고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콘셉트에 맞춰 그대로 구현해 내는 것이 역할이었을 뿐이지만 뿌듯한 마음을 갖고 앞으로도 영화·드라마 제작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춘천출신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를 비롯해 안시성, 백두산 등의 세트 제작에 참여했고 아트스페이스를 창업한 이후에는 오징어 게임의 세트를 성공적으로 제작한데 이어 미개봉 영화인 임순례 감독의 ‘교섭’과 ‘리멤버’ 의 세트제작에 참여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