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가 가까워진다. 오지, 변방으로 인식됐던 강원도에서 교통혁명이 일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KTX 강릉선과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1차 혁명이 일었다면 향후 5~10년 내 춘천~속초 고속철도, GTX 연장, 용문~홍천 수도권 광역철도, 제천~삼척고속도로가 연이어 완공되며 2차 혁명을 맞이한다. 10년 전만 해도 수도권 한나절 생활권이었던 강원도가 이제는 반나절, 그리고 수년 뒤에는 1시간 생활권이 된다. 광역교통망 완성은 강원도의 새 100년, 수도권 강원 시대를 이끌 견인차다.

■서울~춘천~속초 기차 타고 1시간=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는 1987년 처음 사업이 추진된 지 35년 만인 올해 드디어 공사에 돌입한다. 개통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39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 2조3,498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1조616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기대되며 속초, 고성, 양양 등 동해안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서고속철도 개통 1년 뒤인 2028년 춘천역의 주말 이용객은 7,853명, 주중 이용객은 4,935명, 속초역은 주말 이용객 9,790명, 주중 6,835명으로 예상돼 관광 및 지역경기 활성화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대륙으로 가는 만능 키=동해북부선은 강릉~주문진~양양~속초~간성~제진 간 111.7㎞를 연결한다. 그동안 동해선의 유일한 단절 구간이었다. 2027년 동해북부선이 개통되면 고성에서 부산까지 직결된다. 고속열차 KTX-이음이 투입돼 강릉역에서 제진역까지 1시간 만에 주파 가능하다. 동해북부선의 생산유발효과는 4조7,426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9,188억원, 고용 유발효과는 3만8,9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강릉선과 이어져 강원 순환형 철도망 구축도 가능해진다. 아직은 먼 얘기이지만 한반도에서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을 거쳐 독일 베를린까지 1만1,000㎞를 연결할 수 있다.

■철도 불모지에서 수도권 광역철도 시대로=수도권 광역철도와 잇는 용문~홍천 철도는 서울역에서 경기 양평군 용문까지 운행 중인 경의·중앙선을 홍천읍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수도권 전철은 물론 향후 중앙선, 충북선과 연계해 지역 개발과 국가 균형발전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선 연장은 34.1㎞, 사업비는 8,537억원으로 추산된다. 지역에서 먼저 발굴해 정부에 건의한 용문~홍천선은 경제성 등 불리한 조건에도 지역사회는 물론 관과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 국가계획에 반영됐다. 생산유발 1조5,842억원, 부가가치 유발 6,410억원, 고용 유발 1조2,998억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원주~횡성(강릉선)~홍천(용문~홍천선)~춘천 철도 등 강원 주요 도시를 잇는 축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수도권 광역철도망과의 환승으로 수도권 강원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시속 200㎞로 수도권 연결, GTX-B 춘천권 연장=국토교통부는 올 8월부터 GTX 추진단과 GTX 연장·신설을 전담하는 기획팀을 신설, 운영 중이다. 또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특별법 시행령 개정으로 춘천이 GTX 설치 기준을 충족했다. 인천 송도~마석을 잇는 GTX-B는 기존 경춘선을 공용해 추가 공사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정책적 결정만 내려지면 즉시 추진이 가능할 전망이다. 만약 춘천권 연장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서울 망우에서 마석까지 경춘선을 공용, 혼잡도 증가로 기존 ITX 춘천의 운행횟수 감소 및 열차 지연 등이 불가피하다. 춘천 연장을 통해 춘천권의 피해를 줄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의 논리다. 시속 200㎞로 달리는 GTX의 특성상 연결만 되면 서울 중심지역까지 1시간 이내로 진입해 지역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남부권 교통혁명, 제천~삼척 고속도=영월~삼척 고속도로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반영돼 2032년 개통을 노리고 있다. 제천~영월 구간은 이미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다. 강원도는 2025년까지 제천과 삼척 각각 양방향 동시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속도로와 고속철도의 수혜를 전혀 입지 못했던 강원남부권의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영월·정선·태백·삼척의 면적당 고속도로 연장은 0.6㎞로 춘천·원주·강릉 거점도시권(6.4㎞), 철원~고성 접경지역권(1.7㎞), 횡성~평창 영서내륙권(8.7㎞), 동해~속초 영동해안권(7.2㎞)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영월은 면적당 도로 면적이 전국 229개 시·군 중 224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동서 물류 중심항인 평택항과 동해항을 최단거리로 연결해 동해안의 물류기능과 역할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