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한 ‘춘천호반마라톤대회’는 생전 함기용 고문이 가장 아꼈던 대회다.
자신의 보스턴 마라톤 제패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고향인 춘천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그에겐 뜻 깊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4년 열린 제1회 대회에서 함 고문은 최승익 당시 강원일보 사장으로부터 월계관을 수여 받았다. 월계관을 받던 순간 그는 “이제는 여한이 없다”며 깊은 감회에 젖었다.
어느덧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면서 호반마라톤대회는 명실상부한 ‘명품 마라톤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매회 참석했던 함 고문은 매년 발전하는 이 대회를 보며 “영광스럽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매년 그는 한국 마라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있지 않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제18회 대회에 참석했던 함 고문은 “세계적인 한국 마라톤 후배들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유망주 발굴에 힘써 제2, 제3의 스타가 탄생해 과거의 영광이 재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함 고문의 숭고한 유산이 된 호반마라톤대회는 그가 생전 보여줬던 ‘마라톤 사랑’을 이어 받아 한국 마라톤 부활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