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The 초점]녹색의 가치 주목받는 춘천호수국가정원

허영 국회의원

기후위기, 기후변화, 탄소감축 등은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단어들은 단순히 기온이 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일상부터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까지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계절마다 경험하는 폭염, 집중호우, 대형화재 등이 기후 위기에 따른 대표적인 재난이다.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팬데믹 역시 기후 위기가 초래한 재난이라는 지적이 있다. 전 지구적 문제로 대두된 질병 위기가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 위기에 따른 것이라는데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녹지공간 확충과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한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정원이다. 선진국의 주요 도시들이 정원 도시와 정원사회로의 전환을 이미 추진하고 있고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단 다른 나라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 국가정원은 연간 5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생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순천시는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렸고 올해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춘천은 도시 전체를 둘러싼 크고 작은 산과 아름다운 호수를 품은, 자연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생태도시다. 호수가 만들어주는 뛰어난 경관은 춘천의 자랑이었고 호반의 도시라는 멋진 별칭도 갖게 해줬다. 하지만 그 이면엔 수도권 물 공급이라는 책임과 의무가 있었고 수변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 제도적 문제는 지역 발전의 족쇄로 작용해왔다.

지난 총선에서 춘천호수국가정원조성을 공약했다. 엄청난 수자원이 만들어내는 빼어난 자연환경을 미래 먹거리로, 일자리로, 경제로,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지는 원동력으로 삼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권역별 국가정원 조성이 이뤄지도록 「수목원·정원법」을 개정했고, 국가정원 조성의 핵심 콘텐츠인 정원소재실용화센터 춘천 유치를 이뤄냈다. 또한 정원문화선도도시 육성 연구용역과 지역 목재를 활용한 문화공연장 조성, 목재친화도시 조성사업 예산 확보 등 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설계 예정인 정원소재실용화센터는 국가 공공기관이 춘천에 들어서는 것이다. 사업비만 187억 5천만 원이 투입된다. 단순한 기관 유치가 아니다.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실용화센터 유치 파급효과가 3년간 총 432억 원에 달하고 중·장기적으로 최소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원산업은 소재, 문화, 교육, 관광 등 1차에서 3차 산업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잠재력이 큰 영역이다. 실용화센터는 민간 산업체 및 임·농가, 대학, 연구기관 등과의 가교는 물론, 정원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기관으로 역할을 할 것이다. 춘천호수국가정원은 단순히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것이 아니다.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당면한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메가프로젝트다.

스케치는 마쳤다. 색을 칠할 일만 남았다. 춘천의 맑은 호수 위로 우리의 미래가 떠오르는 멋진 모습을 그려보겠다는 당찬 포부에서 시작했다.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 강원도와 춘천시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호수를 품은 도시에서 정원을 품은 도시로 나아가 기후 위기가 아닌 기후 안전 도시 춘천, 우리가 만들 수 있다. 그 길이 실현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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