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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산천어축제 성공 비결]흥행신화 화천산천어축제 다시 시작된 겨울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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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재개된 축제 세계인 131만명에 겨울추억 선사
14년째 관광객 100만 이상, 식지 않은 글로벌 축제 확인
축제 종사자 1,500명 겨울비·폭설 위기 넘어 성공 견인

◇3년만에 돌아온 화천 산천어축제가 누적 관광객 131만 명을 돌파하며 지난 1월 29일 23일간의 대장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화천천 일대에 마련된 산천어축제장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맨손잡기
◇맨손잡기
◇세계 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
◇축제장 제설작업
◇축제장 빗물 제거
◇‘차 없는 거리’ 야간 이벤트
◇외국인낚시터
◇외국인낚시터
◇외국인낚시터

세계적 겨울축제인 2023 화천산천어축제의 인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재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7일부터 29일까지 23일간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 산천어축제는 131만 5,000여 명의 관광객 유치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세계인에게 최고의 겨울추억을 선사했다. 다른 축제와 확연히 차별되는 산천어축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축제 성공의 막전막후를 분석했다.

■ 스케일부터 다른 축제 압도=산천어축제가 열리는 곳은 화천천의 상류에서부터 북한강 합수지점까지 조성된 축구장 26개 면적, 185,000㎡에 달하는 얼음판이다. 축제의 무대부터 다른 겨울축제를 압도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거대한 면적의 얼음판 전역이 잘 정리되고 관리되며,갖가지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진다는 사실이다. 강추위로 얼음낚시는 2~3시간 이상 즐기기 어렵지만 낚시를 마친 관광객들은 곧바로 귀가하지 않고 드넓은 얼음판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일본의 삿포로를 연상하게 하는 거대한 눈조각, 핀란드의 리얼 산타 우체국, 스릴 넘치는 눈썰매와 아이스 봅슬레이, 하늘가르기, 조경철 천문대, 겨울문화촌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기분 좋은 소비를 유도한다.

■ 디테일과 발상이 다른 축제=2003년 시작된 산천어축제의 화려한 성공 이후 국내 수많은 지역에서 얼음낚시를 소재로 한 축제가 붐을 타고 생겼다. 하지만 지리적으로도 접경지역 최북단이고 철도나 고속도로조차 연결되지 않은 화천군은 여전히 겨울축제의 대명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남다른 스케일의 축제지만 그에 못지 않게 디테일, 즉 세심함과 많은 고민이 녹아 있어 관광객들은 산천어축제를 잊지 않고 다시 찾는다. 화천군은 2006년 당시 지역축제로는 최초로 지역사랑상품권을 축제에 도입, 관광객과 지역상인 모두에게 만족감을 안겼다. 이어 세계적 겨울축제인 중국 하얼빈 빙등제, 일본 삿포로 눈축제, 캐나다 윈터 카니발,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우체국 등 각국 고유의 겨울관광 콘텐츠를 산천어축제에 도입하는 남다른 수완을 보여줬다. 서울외신기자클럽과 정례적 교류를 이어오는 지자체 역시 화천군이 유일하다. 덕분에 올해 축제 영상과 사진, 뉴스는 52개국, 277개 매체를 통해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동까지 말 그대로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 안전과 타협하지 않는 축제=산천어축제장에서는 거대한 얼음판 위에 동시에 수만 명이 오르내리는 장면이 매일 반복된다. 때문에 화천군과 (재)나라는 얼음판 컨디션에 대해서 만큼은 티끌 만큼의 위험 요소도 용납하지 않는다. 매년 결빙 시기는 물론 일자별 얼음두께가 지난 20년 간 빠짐없이 1㎜ 단위로 측정되고 관리되며 활용된다. 축제 시작 전, 얼음을 얼리는 단계부터 산천어축제는 유별날 정도로 얼음의 질에 집착한다. 오랜 경험을 통해 이물질이 들어간 얼음 강도가 현저히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도 평년 대비 1주일 결빙이 빨랐지만 미량의 흙탕물이 섞여있는 것이 발견되자 화천군과 (재)나라는 지체없이 얼음을 깨고 투명하고 강도 높은 얼음을 새로 얼렸다. 결빙 이후 축제 전후 얼음판 관리 역시 남다르다. 얼음판 곳곳에 구멍을 뚫고 잠수부가 들어가 수면 밑의 얼음 강도를 확인하고, 이들의 종합적인 판단은 곧 그날의 얼음판 입장 인원의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축제장 얼음구멍 간격은 2m×4m, 4m×4m 등 수시로 변경된다. 뿐만 아니라 2020년 75㎜에 달하는 역대급 겨울폭우를 경험한 화천군은 효율적 결빙과 관리를 위해 화천천 상류에 배수펌프장을 설치하고 축제장 주변으로 보조 여수로를 추가 설치하기도 했다.

■ 합리적 의사결정과 브레인 스토밍=날씨 등 변수가 많은 겨울축제 현장에서 톱다운(Top-Down) 방식의 의사 결정은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의사 결정권자가 축제의 모든 부분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산천어축제의 의사결정 방식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매일 아침 최문순 군수와 (재)나라 관계자, 모든 실·과·소장들은 한자리에 모여 전날 축제 상황을 점검하고 그날의 계획을 공유한다. 혹시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다. 올해 축제장에 폭우를 대비해 설치한 모래 주머니와 비닐, 보온덮개 3중 방어막 설치는 물론 축제장 밤낚시 도입, 외신 팸투어 등 산천어축제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이러한 브레인 스토밍에서 비롯된 성과다.

■ 밤으로 이어지는 축제의 즐거움=낮에 주로 열리는 다른 겨울축제와 달리 산천어축제는 밤에도 즐길거리가 넘친다. 축제 기간, 선등거리에서는 매주 금·토요일, 총 7회에 걸쳐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차 없는 거리’ 야간 이벤트가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분위기 고조를 위해 코스프레 대회를 비롯한 관광객 참여행사와 각종 버스킹 등 공연이 연달아 펼쳐졌다. 얼음낚시터에서는 밤낚시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되며 그날의 최대어 주인공에게는 금반지 1돈을 상품으로 지급한다. 화천 서화산 다목적 광장의 세계 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 역시 밤 9시까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 축제 성공 위해 하나로 모인 마음=산천어축제는 군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다. 잠깐 나와서 참여하는 정도가 아니라 ‘내 축제, 우리 축제’라는 인식과 애정 그리고 연대감이 매우 강하다. 축제 종사자들의 이러한 마음가짐은 개막일인 7일 새벽 발이 푹푹 빠질 정도의 눈이 내렸을 때, 12~13일 30㎜가 넘는 비가 쏟아졌을 때 더욱 빛났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빗물을 퍼내고, 눈을 치우며 길을 냈다. 밤새 얼음판을 돌보며 축제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축제장 치안과 안전을 담당한 경찰과 소방 공무원, 청결을 유지한 자원봉사자, 각자 맡은 역할을 다 해낸 대학생 아르바이트 학생들까지 모두의 참여와 관심이 축제의 성공을 이끌어 냈다. 최문순 (재)나라 이사장(화천군수)은 “3년 만에 열린 산천어축제를 잊지 않고 찾아준 모든 관광객에게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더 즐거운 축제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화천=장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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