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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15사단 수색대대 선현진 중사 114일 반납하며 DMZ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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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85일+전직지원교육 59일 등 총 144일 반납
3,232일+144일 근무 “전우만 남기고 갈 수 없어”
비무장지대 정중앙 수호 및 결전태세 확립에 보람

【화천】최전방 비무장지대(DMZ) 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부사관이 휴가와 전직지원교육 144일을 반납하고 전역하는 순간까지 임무를 수행해 장병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헌신하는 군인의 모습을 보여준 주인공은 15사단 수색대대에서 통신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한 선현진 중사.

10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28일 전역을 앞둔 선 중사는 원래대로라면 2022년 10월 7일까지 임무를 수행하고 미 실시한 잔여 휴가 85일과 2개월간의 전직지원교육을 실시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무인기 침투 등 연이은 도발 행위로 경계태세가 격상되고 위중한 안보상황이 지속되자 전우들을 남겨두고 혼자 집으로 갈 수 없어 보장된 휴가와 전직지원교육을 포기했다.

2013년 12월 2일 용사로 입대, 수색대대에서 모범적인 군 생활을 수행한 선 중사는 처음부터 부사관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5년 발생한 1사단 DMZ 지뢰 도발 사건은 주저 없이 부사관의 길을 선택하게 했다.

평소에도 부대 부사관들의 임무 수행 모습을 보고 동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부대는 다르지만 1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보여준 군인정신과 뜨거운 전우애는 선 중사를 수색인으로 남게 했다. 특히 북한의 비겁한 도발 모습은 선 중사의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게 했다.

이런 불타는 각오로 임관한 선 중사는 초급반(3등) 및 중급반(1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사단 및 군단 음어 자재 경연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받는 등 압도적인 전문성과 능력을 보유해 부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부사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후 현재까지 수색대대에서 무선반장 및 유선반장 임무를 수행하며 1,000m 이상의 고지군과 산악지형, 폭설과 폭염을 극복하고 부대원들과 동고동락하며 DMZ 및 GOP 완전작전을 위해 매진했다.

이처럼 부대 전투력의 중추로 솔선수범하며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자세를 보여준 참군인이었던 선 중사는 계속 군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으나 부친의 가업을 잇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역을 선택하게 된다.

전역을 앞둔 순간 선 중사는 장병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된다. 지난 10월 초 예정된 잔여 휴가와 전직지원교육 기간 144일을 모두 포기한 것이다. 2~3일의 짧은 기간도 아니고 100일이 넘는 기간은 포기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북한의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위협으로 대비태세가 격상되고 최전방 DMZ와 GOP는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선 중사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만 남겨두고 집으로 갈 수 없었던 것이다.

본인에게 부여된 당연한 권리를 포기한 선 중사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고 결전태세 확립을 위한 최전선에서 전역 전날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선 중사의 헌신적인 임무수행은 DMZ 정중앙을 수호하는 15사단 승리 부대 완전작전의 밑거름이 됐다.

선 중사가 부대로 전입해 온 순간부터 전역하는 날까지 함께한 수색대대 김충렬 주임원사는 “전입해 온 순간부터 선 중사는 남다른 의지와 자세를 보여주었다. 군 생활 동안 부하들은 물론 선배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부사관이었다”며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같이 해 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선 중사의 헌신적이고 전문성있는 복무자세를 보고 임기제 부사관에 지원해 수색대대에서 하사로 근무후 전역한 김지현 씨는 “선 중사가 있었기에 모든 작전과 부대 근무가 즐거웠고 소중했다”며 “작년 말 경계태세가 격상되었을 때 주저없이 휴가와 전직지원교육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참군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담의 주인공인 선 중사는 “어릴 때 집이 어려워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된 적이 있었고 국가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어 국가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2015년 북한의 지뢰 도발을 보며 지금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해 부사관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선 중사는 이어 “지난 해 말부터 이어진 위중한 안보상황에서 전우들을 남겨두고 집으로 갈 수 없어 부대 잔류를 선택하고 됐고 나를 보고 임기제 부사관을 선택한 2명의 후배보다 먼저 전역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던 이유도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계속 군 생활을 하지 못해 아쉽지만 승리부대에서 전우들과 함께한 10년간의 군 생활은 너무 행복하고 보람 있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전역해서도 승리부대 전우들을 잊지 않고 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아가겠다”고 전역 소감을 밝혔다.

한편 15사단은 지난해 12월에도 포병부대 부사관 1명(하사 최재명)이 결전태세 확립에 기여하고 전우들과 함께하기 위해 전역을 20여 일 연기해 감동을 주었다.

장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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