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세를 보이던 강원도 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요 산유국의 추가 감산 발표 이후 국제유가가 뛰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으나 정부가 유류세 인하 단계적 폐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민 생활에 직격탄이 우려된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기준 도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일 대비 2.41원 오른 ℓ당 1,623.96원으로 집계됐다. 경유값은 ℓ당 1,547.02원으로 하루 전보다 0.83원 올랐다.
도내 경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20주 연속 하락흐름을 이어왔으나 지난 4일부터 상승으로 전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휘발유 가격 역시 지난 달 20일부터 9일 연속 하락하다 최근 반등했다.
기름값 상승은 지난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의 예상 못한 감산 발표에 국제 유가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OPEC+ 소속 산유국들은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러시아가 하루 50만 배럴 규모 감산 조치를 시행 중임을 고려하면 실질적 추가 감산 규모는 일일 160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6일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물은 배럴당 85.12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햇던 지난 달 17일(72.97달러)와 비교해 16.7%나 올랐다.
이 가운데 이달 말로 다가온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를 각각 25%, 37%씩 인하하고 있는데 경유 인하폭을 휘발유 수준으로 낮추거나, 휘발유·경유 인하폭을 15~20% 수준까지 일괄 축소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도내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 폐지 시 이르면 다음 달부터 휘발유가 1,800원대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