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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팔도명물]산 좋은 강원도 더 좋은 ‘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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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톡톡'
기운이 '팔팔'

산 좋은 강원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많은 약수터가 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많은 사람이 줄을 서 10ℓ, 20ℓ들이 ‘말통’에 탄산, 철분 등 다양한 성분이 포함된 약수를 받아 가는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들 약수터는 깊은 산중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전나무, 동박나무 등 약수터별 특색 있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용이나 고승 등이 얽힌 약수터의 전설을 알게 되는 것도 약수터를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가까운 주말, 약수도 마시고 좋은 풍광도 보며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평창 방아다리약수=오대산 국립공원 북서쪽 계방산 중턱에 위치한 방아다리 약수는 2곳이 있다. 평창군 진부면 방아다리로에 있는 전나무숲 쉼터 밀브릿지 안에 구약수가, 그리고 고개를 넘어가면 일제강점기 발견된 신약수가 있는데 신약수는 현재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사람들이 먹지는 않는다. 밀브릿지는 방아다리 약수를 영어로 옮긴 말로 약수터로 가는 길 입구부터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 숲길이 펼쳐지며 저절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듯하다.

방아다리 약수터 일대는 1957년 고(故) 김익로 전 대제학원 이사장이 반세기 가까이 전나무와 낙엽송 10만그루를 심어 현재의 모습을 만들었고 김 이사장이 돌아가신 뒤 그 딸이 이어받아 2017년 오대산 자연학습장을 겸한 밀브릿지로 재탄생했다.

방아다리 약수에는 탄산, 철 이온 등 32종의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위장병·신경통·피부병에 특효로 알려져 있다. 그런 까닭에 약수터 주변은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있다. 방아다리 약수를 관리하고 있는 밀브릿지 관계자는 “1주일에 2~3번 주변 청소를 말끔히 하고 약수를 담는 항아리도 깨끗이 씻는다”며 “등산을 하러 오시는 분, 숙박객들도 있지만 방아다리 약수를 드시러 오시는 분이 여전히 많다”고 소개한다.

톡 쏘는 탄산수와 철분의 맛이 어우러진 독특한 맛의 방아다리 약수에는 2가지 설화가 내려온다. 화전을 일구며 살던 가난한 아낙네가 약수 인근에 절구처럼 생긴 바위에서 곡식을 찧다가 바위가 갈라지면서 물이 솟았다는 설화와 몸이 아팠던 경상도 출신 이씨가 산신령의 현몽을 꾸고 바위를 파서 약수가 솟았다는 설화인데 그래서 그런지 밀브릿지 안의 방아다리 약수 옆에는 용신을 모시는 용신각이, 그 위에는 산신을 모시는 산신각이 있어 아픈 몸을 치유하려는 이들이 이곳에서 기도를 많이 한다.

■정선 화암약수=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약수가 있지만 정선 화암약수처럼 뛰어난 약효와 주변 풍광이 아름다운 곳은 드물다.

정선군 화암면 화암1리에 위치한 화암약수는 1910년께 이 마을 사람인 문명무씨가 발견했다.

약수의 성분은 탄산이온 854.3㎎, 철분 26.9㎎, 칼슘 82.9㎎, 불소 0.6㎎ 등으로 건강 필수요소가 고루 함유돼 있다. 위장병과 피부병, 빈혈, 안질, 위암에 특출한 효능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탄산 성분으로 인해 톡 쏘는 맛이 다른 약수에 비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화암약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두 곳에서 약수가 용출한다 해 쌍약수라 불리는 약수도 있다. 화암약수에 비해 탄산과 철분 맛이 조금 약해 강한 약수에 거부감이 있는 일반인들은 쌍약수를 권한다.

화암약수 주변에는 진달래와 동박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봄이면 진달래꽃과 동박꽃 향기가 가득하다. 이 꽃 향기가 짙어지는 매년 4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화암약수제 축제가 열린다.

매년 단오를 전후로 해 화암약수의 신비함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주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축제로 치러지고 있다. 또 인근에는 화암약수와 함께 화암8경으로 손꼽히는 화암동굴과 거북바위, 용마소,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 등 절경이 펼쳐져 있다.

■인제 필례약수=필례약수는 인제군 인제읍 귀둔리 1053-1번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인제읍이라고 하지만 읍내에서 차를 타고 가면 30~40분 정도 걸린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인제톨게이트에서 40여분 거리다. 필례약수로 가는 길은 백두대간 설악산과 방태산, 점봉산 자락을 굽이굽이 도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봄이면 진달래, 철쭉이 화사하게 방문객을 맞는다. 가을에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단풍 명소로 유명하다. 점봉산 끝자락에 자리한 필례약수는 워낙 오지라 사람들에게 발견된 건 1930년대 무렵이다. 마을에서 접근하는 길이 비포장이라 방동약수나 오색약수에 비해 찾기가 불편했지만 1994년 도로가 포장되며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해졌다.

필례약수라는 이름은 약수터 주변의 지형이 마치 베를 짜는 여자를 닮아 필녀(匹女)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필례약수는 탄산약수로 위장병은 물론 피부병에도 좋다는 소문에 전국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필례약수는 숙취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용으로 찾는 방문객은 인근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100여m 걸어 올라오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인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소박한 필례약수 간판 아래 약수가 솟아나는 샘이 있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양이다. 약수터 주변에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가 조성돼 있어 약수를 맛보고 잠시 여유를 갖고 쉬어갈 수 있다. 약수터 위쪽에는 필례온천이 있어 온천도 경험할 수 있다. 주차장 인근에는 식당도 있어 방문객들은 산채비빔밥, 백숙, 감자전 등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양양 오색약수=오색1, 2약수터는 천연기념로 지정돼 있다. 오색관광단지가 유명해진 것에 오색약수는 핵심적 역할을 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통해 온다면 양양IC에서 나와 한계령 방면으로 국도를 이용하면 20여분 만에 오색관광단지 주차장이 나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양양종합여객터미널에서 버스나 택시를 타면 된다.

이용료가 10분에 200원, 최대 1만원인 타워주차장에서 제1약수터까지는 걸어서 10분이면 충분하다. 오색약수의 맛은 ‘탁’ 하고 쏘는 느낌이다. 오래전부터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오색을 찾는 이들 대부분이 약수터를 들렀다. 주변에는 산채를 주재료로 해 음식을 내놓은 토속음식점이 많다.

제1약수터에서 주전골 방면으로 15분가량 완만한 등산로를 걸어가면 제1약수터가 나온다. 한때 집중호우로 매몰됐다가 지난해 7월에 복원됐다. 제2약수 역시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제1약수터와 제2약수터 사이의 풍경도 좋지만 더 깊고 청정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제2약수터에서 용소폭포 쪽으로 걸으면 된다. 오색이 유명해진 것에는 탄산온천도 한몫을 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탄산온천의 탄산탕에 들어가 15분 정도 몸을 담그면 온몸에 기포가 생기며 몸이 후끈거린다. 위장병 등에 특효가 있는 오색약수 온천에 몸을 담그면 각종 성인병이 사라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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