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 되면서 '보복 소비'가 폭발 하고 있다. 이중 유독 호황을 누리는 분야로 해외 관광이 꼽힌다. 오죽 하면 '보복 관광'으로 공휴일 연휴가 이어진 5월 인천과 김포 공항은 거의 매일 해외를 찾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TV홈쇼핑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포털 광고에는 동남아 유럽 남미 여행을 모객하는 상품으로 가득 찼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풀 꺾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해외여행 경험률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11월 11.7%, 12월14.3%, 올들어 1ㅣ난 1월 14.9%, 2월 18.1%, 3월 22.1%, 4월 19.4% 등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평균 8%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몇개월 사이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상대적으로 국내 숙박여행경험률은 감소세다. 지난해 9월 75.8%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10월 74.3%로 하향세를 나타내다 지난 4월에는 66.2%로 10% 이상 낮아졌다.
이처럼 국내 여행객들의 해외 여행 쏠림이 두드러지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여행 발길도 꾸준하다. 또 이들의 발길을 강원도로 이끌기 위한 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와 강원일보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대만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2023 타이베이 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 강원도 관광을 적극 홍보했다. 강원도와 도내 13개 시·군, 하이원리조트, 설해원, 강촌레일파크, 남이섬, 레고랜드, 용평리조트, 휘닉스평창 등은 열띤 홍보전을 펼쳤다. 강원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아 단독으로 운영한 강원도 17개 홍보관은 대박이 났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50여개 부스 중 처음으로 강원도관을 방문한 모습이 현지 언론 메인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또 강원도관과 도내 17개 개별부스는 박람회 기간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비는 등 한류 열풍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 강원도는 대만 최대 여행업체인 웅사여행사, 한국행 최대 관광규모를 자랑하는 강복여행사 등을 비롯, 대만 4대 여행사와 해외 단체 관광객 모객을 위한 업무협약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대규모 해외 관광객들이 강원도를 찾게 될 것을 기대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현재 강원도가 해외 관광객들을 제대로 수용하고 만족 감을 줘 재방문 의사를 갖도록 할 역량을 갖췄냐는 점이다.
필자는 최근 강원일보와 협업하는 강원경제인국제교류협회 회원들과 함께 일본 큐슈의 작은 도시인 벳푸를 다녀왔다. 오이타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인구가 11만3,000여명의 중소규모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벳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작은 식당과 공공장소에 한글이 꼭 명기됐다는 점이다. 식당 메뉴에 친철하게 한글이 쓰여 있었고 버스 터미널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정류장에는 한국인들을 위한 안내문이 빠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이전 도쿄와 오사카를 방문할 당시 지하철 역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 메뉴판에 한글이 쓰여져 있던 것을 떠올랐다.
그렇다면 해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려는 강원도의 현 주소는 어떨까? 인구 30만을 목표로 하면서 관광도시를 꿈꾸는 춘천,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로 대변되는 원주, 국내 최대 관광지로 굳건한 강릉 등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지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원일보는 미·인(미소짓고 인사하기) 캠페인을 펼쳤다. 강원도내 자치단체와 주요 기관 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미·인 캠페인은 동계올림픽 성공개최의 바탕이 됐다. 올림픽이 끝난지 벌써 5년째가 돼 간다. 해외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강원도를 찾게 될 것을 대비해 미·인 캠페인을 이을 강원도만의 손님 맞이 방식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