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0대 또래 여성 살해 정유정, 사이코패스 검사서 정상인 범주 벗어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속보=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세)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수치가 정상인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산경찰청과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정유정을 상대로 실시했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정유정이 정상인 범주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뒤 이르면 오는 7일 검찰에 결과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 40점 만점으로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이런 점수 외에 대상자의 과거 행적과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 행위 등의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근거로 임상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경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보강 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2일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 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다.

◇지난 1일 부산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한 정유정(23세)의 사진.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정유정은 고교를 졸업한 이후 범행 전까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유정은 공무원 시험 등 취업 준비를 하면서 도서관에서 범죄 소설 외에도 취업과 관련한 책도 빌렸던 게 확인됐다.

그러나 정유정의 관심은 취업보다는 '범죄 학습'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경찰이 포렌식을 해보니 정유정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범행 석 달 전인 올해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공교롭게도 당시는 공무원 시험 원서 접수를 앞둔 시점과 비슷하다.

정유정에게 범죄 소설이나 방송 인터넷 등의 범죄수사 프로그램은 범죄 학습의 수단이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과외앱 역시 본격적인 범행 실행을 위한 피해자 물색을 위한 공간이 됐다.

정유정은 문제의 과외 앱에서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며 영어 과목 선생님을 찾았다.

경찰은 정유정이 공무원 시험에서 중요한 과목인 영어에 콤플렉스가 있던 것으로 추정했는데 실제 그의 실력은 중학교 3학년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 부족한 것은 사실인 것 같고, 콤플렉스가 있었다"며 "그러던 중 과외앱을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과목별로 일정한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정유정은 영어가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공무원은 "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 영어"라며 "어휘와 문법을 기본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상당한 분량의 지문 독해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결국 정유정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합격의 기쁨이 아닌 살인에 대한 호기심을 선택한 탓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또래를 살해하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