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과 홍천에서 올 여름 첫 폭염특보가 내리는 등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여름철 불청객인 오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환경과학원의 대기정보 확인 시스템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19일 기준 올해 도내에서는 8건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도내 발령 건수인 7건을 넘어섰다. 역대 최다(12건)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2018년 동기간 발령 건수(7건)와 비교했을 때도 더 많다.
오존은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산화물이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생기는 물질로 농도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호흡기와 안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공기 중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이면 오존주의보, 0.30ppm 이상이면 오존경보가 발령된다.
전문가들은 이른 무더위로 뜨겁고 햇볕이 강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오존주의보가 잦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존이 발생하기 쉬운 기상 조건으로는 기온 25도 이상, 풍속 초속 4m 이하, 상대습도 75% 이하 등이 꼽힌다.
실제 강원지방기상청의 6월 기온 분석 결과 19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한 일수는 영서지역 18회, 영동지역 17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서지역 12회‧영동지역 7회)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오존주의보가 내려지면 실외보다 오존 농도가 30~50% 낮은 실내에 머물러야 하지만 야외활동을 피하기 어려운 실외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원주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김모(57‧우산동)씨는 영서남부지역에 오존주의보가 내린 지난 17일에도 쉬지 않고 작업장에 나왔다. 김씨는 “야외에서 장시간 일을 하다 보면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가울 때도 있지만 생계를 위해서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외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 긴소매 상의와 긴바지를 입어 오존이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을 줄이고 외출 뒤엔 오존에 노출된 피부를 깨끗이 씻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준호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는 “평년보다 빠르게 시작된 더위에 오존 농도가 높아지고, 수도권에서 발생한 오존이 편서풍을 타고 도내로 넘어와 주의보 발령이 잦아지고 있다”며 “오존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과 피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호흡기나 심장질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